‘尹 원년멤버’ 김기흥 “내년 총선은 ‘대선 3라운드’…승리 완성하겠다”
“총선 승리 핵심은 결국 공천…尹대통령 빚진 것 없어 국민 바라볼 것”
(시사저널=이원석·변문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원년멤버' 중 한 명인 김기흥 대통령실 전 부대변인이 내년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지난 11월4일을 끝으로 대통령실을 나오면서 지난 2021년 6월 이마 빌딩에서부터 시작된 윤 대통령의 참모 생활을 마무리했다. 2021년 6월 말 정치 도전을 준비하던 윤석열 당시 전 검찰총장은 20년 가까이 KBS 기자로 근무하던 김 전 부대변인에게 합류를 권했다.
김 전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매우 신뢰하는 참모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대선 과정에선 지근거리에서 윤 대통령을 수행하기도 했고, 캠프와 대통령실에서 공보와 대변인직 등을 맡으며 취재진과 실무진들로부터 두루 호평을 받았다. 그는 현재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을에 도전한다. 김 전 부대변인이 10년 넘게 거주하며 아이들을 키운 곳이기도 하다. 그가 내년 총선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 시사저널이 11월5일 김 전 부대변인과 만나 들어봤다. 김 전 부대변인의 대통령실 퇴직 후 첫 언론 인터뷰다.
"분노와 진영 논리 이용하는 정치 세력 교체돼야"
대선을 거쳐 1년 반 동안의 대통령 참모 생활을 마치고 총선에 뛰어드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도전하는 위치에서 질문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했다면 국정운영의 한 축인 대통령실에서 답변을 통해 국정철학을, 정책을 풀어가는 데 역할을 했다. 대통령 중심제를 생각해 보면 권력이 대통령에게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권력은 국회에 있다. 특히 의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야당에 있고 대통령에게는 '권한'이 있는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은 윤석열 정부가 전임 정부처럼 정권 유지를 위한 지지율 제고용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해 미래에 방점을 두고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할 수 있도록 국회 권력 지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정권교체가 끝이 아니라 성공적인 국정 운영이 중요한 만큼 대통령실 밖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절실함을 갖고 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도전 시작부터 함께 했던 '원년멤버'로서 부담감도 있을 텐데.
"초기 멤버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부분이 있어 원년멤버라고 표현되지만 시작부터 대선까지 많은 분들이 고생했다는 점을 꼭 말하고 싶다. 윤 대통령의 정치 선언부터 함께하면서 분명 애정이 있고 더 책임감도 든다."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 총선 도전에 나서기로 결심한 이유는 뭔가.
"사람들은 이번 총선을 대선 3라운드로 보는 측면이 있다. 대선 승리를 일구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사람으로서 총선이라는 현장에서 치열함을 통해 대선 승리의 마지막을 완성하고자 한다. 이번 총선은 결국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가느냐 아니면 현상 유지, 아니 과거로 퇴행하느냐의 싸움이다. 이번 총선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은 '세대교체'라고 생각된다. 더 이상 누군가의 분노와 진영 논리를 통해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정치 세력은 교체돼야 한다고 본다. 단지 나이가 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생물학적 나이를 넘어 새로운 시각과 도전 정신, 그러면서도 언행이 진중하면서도 책임감을 갖고 있는 분들이 국회에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인천 연수을 차출설이 꾸준히 있었고,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
"지역 분들께서 저를 좋게 평가해주셨고, 언론사에서 취재하는 과정에서 차출이라는 표현이 나온 것 같다. 감사할 따름이다. 저는 인천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2012년 인천 송도에서 살기로 아내와 결정하고 이사해 10년 넘게 살고 있다. 첫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을 송도에서 다녔고,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쳐 내년엔 고3이 된다. 둘째 또한 송도에서 초등학교를 나와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송도 아빠'인 셈이다. 송도에서 살고, 송도에서 아이들을 키워보니 송도 아빠로서 뭐가 좋은지, 뭐가 아쉽고 뭐가 부족한지를 안다. 그렇다면 제가 아쉬움과 부족함을 어떻게 채울 수 있는지 그런 고민 끝에 도전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현재 민주당 지역구로 험지라는 평가도 있는데.
"사실 쉬운 곳은 아무 데도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당선되기 쉬운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은 있겠지만 이번 선거는 절실함을 갖고 쇄신하고 변화하는 쪽이 이긴다. 윤 대통령도 변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저 역시 윤 대통령이 정치 도전을 선언할 때 합류했던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저를 지켜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렵겠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 유권자들에게 '왜 김기흥이어야 하는가'를 설득한다면.
"제 자신의 능력과 제가 살아온 이력, 그리고 일을 처리하는 적극적인 태도와 방식 등을 볼 때 지역 유권자의 바람을 총족시킬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기자로서 19년 동안 정치부와 사회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취재를 했고, 뉴스 앵커도 토론 진행도 해 봤다. 문제점을 가능한 빨리 인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에 훈련돼 있다. 기자생활을 마치고 대선 경선과 본선, 인수위, 대통령실 근무를 통해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됐으며 실무선에서 어떻게 정책이 만들어지고,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지 가까이에서 보고 관여했다. 무엇보다 인천 13개의 지역구 중 현재 국민의힘이 2석뿐이다. 정책이나 예산에서 소위 말해 불이익을 봤다고 보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제가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눈여겨본 지역 불이익 사례가 있다면.
"의대 정원 문제가 있다. 현재 인천의 활동의사 수는 5071명으로 인구 1000명 당 1.72명이다. 의사인력 부족과 높은 사망률 등의 의료취약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인천의 의대 정원은 인하대 49명, 가천대 40명 총 89명으로 17개 시·도 중 하위권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의대 1곳 당 최소 80여명의 정원이 필요하다'고 최소 규모를 밝히기도 했는데 인천이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아 배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의료 취약지인 상황인 만큼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시에 의대를 추가로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尹대통령과 일면식 없어…사람 한번 믿으면 깊은 신뢰 줘"
윤 대통령과는 원래부터 인연이 있었나.
"일면식도 없었다. 정확히 2021년 6월21일에 갑자기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틀 정도 고민한 뒤 직접 (윤 전 총장을) 만나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6월24일에 서초동에서 만났고 다음날 KBS에 사표를 냈다. 사적 인연이 없었기 때문에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당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많은 이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 시대정신을 온전하게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진영 논리를 떠나 원칙을 갖고 뚝심 있게 해왔던, 공정과 상식을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이는 윤 전 총장뿐이었다."
가까이에서 본 윤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
"수행을 하게 되면서 놀랐던 건 신뢰였다. 제가 합류하고 나서 바로 본인이 타는 차인 1호차에 태우시더라. 1호차라는 게 수시로 논의를 하고 결정이 이뤄지는 곳인데 이전에 아무런 관계가 없던 저나 수행팀장이었던 이용 의원을 태우신 거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자기 사람만 쓴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한덕수 총리나 김대기 비서실장, 김규현 국정원장 등 모르는 분들을 임명하신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런 부분들을 보면서 윤 대통령은 정말 일 중심적으로 사고하고, 한번 믿으면 깊은 신뢰를 주는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또 제가 본 윤 대통령의 가장 큰 장점은 해내는 리더십이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 등을 해내는 과정을 보면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해야 할 일을 해낸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태도가 독선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원인으로도 지목이 됐는데.
"공통적으로 방식과 태도에 대한 부분에 있어 지적을 하지만 국정 방향과 정책에 대해선 평가가 좋다고 언론이 보고 있다. 그럼에도 '왜 내 마음을 몰라줘' 이럴 수는 없다. 정치는 실체적인 부분이 있더라도 그 외에 표현되고 해석이 되는 부분까지 감안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부터 '국민은 언제나 옳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면서 국민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고 계신다고 본다. 앞으로 대통령실 역시 쇄신의 노력과 민생 경제 중심 운영을 통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 총선에서 여권이 승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보나.
"핵심은 결국 공천이다. 선거가 구도 싸움이라고 하는데 사실 아니다. 2016년 총선을 보면 민주당이 분열되면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180석, 200석을 얘기했다. 그런데 진박 공천이 벌어지고, 옥새 파동을 거치면서 국민들이 '얘네 오만하다'고 보니 진 거다. 결국 선거를 앞두고 누가 절실함을 갖고 변화의 폭을 깊이 가져가느냐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이기는 공천이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尹心) 공천, 검사 공천에 대한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는데.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 않나. 윤 대통령은 빚진 게 없기 때문에 국민을 바라보고 할 수 있다고 본다. 윤 대통령은 당연히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겠나. 대통령이 성공하는 건 결국 국민이 바라는 개혁을 관철시키는 것이다. 저는 의외로 언론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공천에서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이기는 선거를 위해선 공천을 국민 눈높이에서 할 수밖에 없다. 지금 이미 윤 대통령의 수행팀장이었던 이용 의원이 '당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고, 중진 의원의 수도권 험지 출마 움직임도 있지 않나. 현재로선 야당보다는 여당에서 혁신의 움직임, 변화의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본다."
"언론이 보는 것 이상으로 공천에 큰 변화 있을 수도"
이준석 전 대표 등 당내 비윤계와의 화합 문제는 어떻게 보나.
"당이 쇄신의 길을 가고 있고, 이 전 대표 입장에서도 당을 위해 여러 역할을 하신 만큼 당에 애정이 있을 거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이 전 대표를 직접 찾는 등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전 대표가 국민을 위해 큰 틀에서 사고하면서 책임 있게 행동할 거라고 본다."
김포시 서울 편입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민주당에선 국민의힘이 선거 공학적으로 접근한 것이라고 얘길 하는데 이 이슈가 불거진 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분도를 말하면서다. 김포는 서울하고 붙어있기 때문에 분도가 이뤄지면 경기도와 이어지질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김포시민들 입장에선 북도보다는 서울로 편입되길 원하는 것이다. 정치는 국민의 뜻,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우선 듣겠다는 것이 취지다. 그걸 갈라치기라고 얘기하면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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