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봐야 정신차리지” 美 금문교 ‘강철’ 그물망 설치…86년 만에 ‘○○교’ 오명 벗나

정경인 2023. 11. 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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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샌프란시스코 관광 명소 '금문교(Golden Gate Bridge)'에 '떨어짐 방지용' 철망이 설치됐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금문교 난간 6m 아래 전 구간에 그물망 설치가 완료됐다.

유가족과 샌프란시스코 시민은 정부에 "투신 방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금문교 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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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교.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금문교 전 구간 6m 아래에 스테인레스강으로 만들어진 철망이 설치됐다. 금문교 재단 제공
 
미국 샌프란시스코 관광 명소 ‘금문교(Golden Gate Bridge)’에 ‘떨어짐 방지용’ 철망이 설치됐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금문교 난간 6m 아래 전 구간에 그물망 설치가 완료됐다. 2018년 시작한 공사는 애초 4년을 예상했지만 더 걸렸다. 공사비도 7600만달러(약 980억원)에서 2억1700만달러(약 2820억원)로 크게 불어났다.

그물망은 멀리서 보면 거의 보이지 않도록 철골 구조물 사이에 설치됐으며 단단한 스테인리스강으로 궂은 날씨에도 부식되지 않고 투신 사고 때도 견딜 수 있다. 

탄력 있는 소재가 아닌데 금문교를 감독하는 기관의 총책임자 데니스 멀리건은 “단단한 소재의 그물망 위로 뛰어내리면 다칠 수 있다”며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불법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정부 역시 “강철로 그물을 만든 건 뛰어내린 사람에게 ‘고통스러운 부상’을 입혀 다시는 뛰어내릴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고, 동시에 투신을 시도하려는 다른 이들에게도 경고하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금문교.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금문교.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캘리포니아주 마린 카운티와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주황색 다리인 금문교는 석양이 깔릴 때 황금빛 경관으로 유명해 현지인과 여행객 사이 ‘한 번쯤 꼭 걸어보고 싶은 길’로 꼽히는 곳이다. 1937년 5월 완공 때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길이 2737m)였다.

그러나 매년 30여명이 높이 1.2m 난간을 넘어 다리 아래로 뛰어내렸고 이 때문에 지난 86년간 ‘자살교’라는 오명이 붙었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금문교 완공 약 10주 만에 일어난 첫 극단 선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86년간 극단 선택 사고가 총 2000여건 발생했다.

유가족과 샌프란시스코 시민은 정부에 “투신 방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금문교 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비판이 더욱 거세지자 샌프란시스코 정부는 결국 2018년 철망 설치를 결정하게 됐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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