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실내악 무대로…따뜻한 교감 오간 청와대 춘추관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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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청와대 춘추관.
관객들이 한목소리로 홍난파의 '고향의 봄'을 합창하기 시작했다.
청와대 춘추관이 실내악 무대로 변신했다.
블루하우스 콘서트는 청와대 개방 1주년을 맞아 지난 9월 청와대 헬기장 야외무대에서 처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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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지난 5일 청와대 춘추관. 관객들이 한목소리로 홍난파의 '고향의 봄'을 합창하기 시작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15인 현악 앙상블이 연주하던 중, 객석으로 몸을 돌린 악장이 관객들에게 같이 하자는 손짓을 보냈기 때문이다. 현악 앙상블 연주에 관객들의 목소리가 입혀지며 그리움의 정취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청와대 춘추관이 실내악 무대로 변신했다. 100명의 관객과 함께한 '블루하우스 콘서트II'는 연주자들과 관객이 밀접하게 교감하고 소통하는 자리였다. 무대와 객석의 가까운 거리만큼 소리는 선명하게 날아들었고, 연주자들과 눈을 맞추고 그들의 표정 변화 하나하나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양국 클래식 스타와 함께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지난 4일 소프라노 신영옥과 피아니스트 노먼 크리거의 무대에 이어 춘추관에서 클래식 공연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은 미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과 한국의 차세대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국가와 세대를 뛰어넘어 음악으로 하나 되는 무대를 선사했다. 길 샤함은 1990년부터 꾸준히 한국을 찾으며 인연을 쌓았고, 신창용은 미국 지나 바카우어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다. 모차르트의 론도 다장조로 공연의 문을 연 두 사람은 화사하고 경쾌한 선율로 귀를 즐겁게 하며 아늑한 '살롱 음악회' 분위기를 안겼다.
포레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에서 호흡은 더 빛났다. 피아노의 몽환적인 선율로 시작해 바이올린이 바람에 실리듯 하모니를 이뤘고, 서로의 음표를 주고받으며 경쾌한 대화를 이어갔다. 마지막 악장에선 격정적인 힘을 끌어올렸다가 다시 밝은 얼굴로 끝을 맺었다.
이날 실내악의 매력을 더 끌어올린 건 연주 내내 보여준 길 샤함의 따뜻한 미소였다. 그는 연주하는 중간중간 관객들과 끊임없이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싱긋 웃어 보이는 여유로 함께 호흡했다. 마치 자신의 음악에 귀 기울이고 이 시간을 충분히 즐기라는 듯 눈빛으로 말을 건넸다.
신창용과도 첫 호흡이 무색하게 완성도 있는 조화로운 무대를 보여줬다. 우정의 선율을 나눈 두 사람은 연주를 마친 후엔 서로 포옹하며 두 손을 꼭 잡고 격려했다. 우렁찬 박수와 앙코르 요청엔 한국 가곡 '마중'으로 화답하며 다시 한번 감동을 안겼다.
귀에 익숙한 음악으로 관객과의 벽을 허물기도 했다. 신창용은 슈베르트의 '송어'와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독주로 친숙한 음악을 선물했다. 리스트 편곡의 '송어'로 통통 튀어 오르는 송어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풍성한 음색을 펼쳐냈고, 볼로도스 편곡의 '터키행진곡'으로 힘 있고 화려한 연주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2부 주자로 나선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현악 앙상블은 추억과 그리움을 주제로 무대를 꽉 채웠다.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K.136을 시작으로 밝고 활기찬 기운을 전했다. 이어 '켄터키 옛집'과 '나의 벗', '홍하의 골짜기', '매기의 추억' 등 네 개의 미국 민요 메들리와 홍난파의 '고향의 봄'으로 한미 양국의 향수를 담아냈다.
하모니시스트 박종성과 함께 대미를 장식한 민요 '새야 새야'는 구슬픈 음색으로 객석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현악 앙상블 사이로 굴곡진 감정을 오르내리며 깊고 애달픈 소리로 심금을 울린 하모니카는 무대 위 '작은 거인'이었다. 앙코르로 들려준 바흐의 오케스트라 모음곡 3번 중 '아리아'는 '새야 새야'와 또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치유의 음악을 선사했다.
블루하우스 콘서트는 청와대 개방 1주년을 맞아 지난 9월 청와대 헬기장 야외무대에서 처음 열렸다. 춘추관은 청와대 상주 기자들과 직원들이 사용했던 장소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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