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우연한 행복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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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도 편안한 여행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여행지에서 만난 행복한 우연들은 삶에 위안을 전해줍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여행을 추앙하는 이유가 '따스한 호의를 가득 품은 우연한 행복을 마주하길 기대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는 '설레임'과 '즐거움', 여행을 막 시작할 때의 '막연함'과 '두려움', 여행하는 동안 맛보는 '신기함'과 '행복함'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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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도 편안한 여행을 좋아합니다. 단출한 옷차림으로 이곳저곳을 유유히 돌아보며, 즐거울 때는 '즐겁다'고 외치고, 아름다운 풍광 앞에서는 감탄을 아끼지 않으며,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마저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예민해진 몸과 마음으로 괜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 대신에 여행지에서 만난 현지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집중하는 편이고요.
그리고 우연이 가져다주는 행운과 인연, 실망과 안타까움마저도 모두 여행이라 여깁니다.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 사이에 끼어 한참동안 놀기도 하고요.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온갖 언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요. 길을 잃어버리거나, 교통편을 찾지 못할 때는 누군가의 호의를 기대하며 다가가 묻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면 뜻밖에 아름다운 곳을 알게 되기도 하고 동네 사람들만 아는 찐 맛집 정보를 얻기도 하지요. 이렇게 저렇게 여행의 길목에서 우연한 행운이 더해져 가면 '우연'이란 안내자가 마련해준 뜻밖의 '선물'을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여행지에서 만난 행복한 우연들은 삶에 위안을 전해줍니다. 알게 모르게 쌓여간 위로의 순간들이 우리의 삶을 다시금 이어나가게 만들어주기도 하고요. 그 우연 속에서 만난 행복한 내 모습을 오래도록 기억하려 애를 씁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여행을 추앙하는 이유가 '따스한 호의를 가득 품은 우연한 행복을 마주하길 기대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일상에서는 좀처럼 기대하기 힘든 그런 따스한 순간들. 평상시라면 용기 내지 못했겠지만, 여행지였기에 힘을 내 다가갈 수 있었던 그 마음들. 때로는 낯설고 어색하고 두렵지만, 그 순간 그 모습이 진짜 나의 마음이기에 '아 나에게도 이런 감정이 있구나', '내가 메말라 있진 않구나'하는 안도감이 들기도 하는데요.
또한 '여행'은 부족한 1%를 간직하고 오는 '미완성의 여정'인 것 같아요. 조금 아쉬웠던 그 1% 때문에 다시 또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빌미를 던져주는 것 같고요. 여행은 그래서 중독성 있는 작업임에 틀림없는 거 같아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는 '설레임'과 '즐거움', 여행을 막 시작할 때의 '막연함'과 '두려움', 여행하는 동안 맛보는 '신기함'과 '행복함'까지요.
막다른 골목인가 싶은데 전혀 다른 풍경과 이야기가 튀어나오고요. 여행이 끝날 무렵의 '아쉬움'과 '허전함'들은 어느샌가 훌쩍 커버린 나를 느끼고 원대한 꿈과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나'로의 변화를 가져다주기도 하지요.
여행하기 참 좋은 계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여러모양의 가을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을텐데요. 부디 이번 가을에는 단순히 소비하는 여행이 아닌 마음이 풍요로운 여행을 꼭 떠나보셨으면 합니다. 우연한 행복이 주는 소소한 감사를 느끼면서 말이지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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