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원의 헌집새집] 아파트값 수준 분담금… 노원 재건축 된서리

박순원 2023. 11. 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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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재건축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최근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노원구에서 재건축 사업성이 가장 좋다고 알려진 '상계주공5단지'의 분담금이 기존 아파트값과 맞먹을 것이란 내용이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상계주공5단지 조합원 분담금이 5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원구 일대에 재건축 사업에 대한 회의감이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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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주공5단지, 분담금 5억 넘어
집값 상승동력 떨어진 점도 한몫
회의감 확산… 실거래 가격 하락
서울 노원구 노후 아파트 일대 모습 <연합뉴스 제공>

서울 노원구 재건축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최근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노원구에서 재건축 사업성이 가장 좋다고 알려진 '상계주공5단지'의 분담금이 기존 아파트값과 맞먹을 것이란 내용이 알려지면서다. 정비업계에서는 "노원구 재건축 사업 추진이 가능한 것 맞냐"는 회의감까지 나오고 있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계주공5단지 조합은 전용면적 84㎡를 배정받으려면 분담금이 세대당 5억원 수준이라고 조합원들에게 안내했다. 현재 이 단지 실거래 가격이 5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분담금을 집값 수준 만큼 내야 재건축이 가능한 것이다.

그간 상계주공5단지는 서울 강북권 주요 재건축을 통틀어 사업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알려졌던 곳이다. 서울 타 재건축 추진 단지 평균 용적률은 150~160%를 상회하는 반면 상계주공5단지 용적률은 93% 뿐이라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상계주공5단지 조합원 분담금이 5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원구 일대에 재건축 사업에 대한 회의감이 퍼지고 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진 후 상계주공5단지 인근 재건축 단지 실거래 가격은 한달 여 만에 6000여 만원 이상 하락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는 지난달 초 6억2700만원에 거래됐다. 8월 말 직전 거래가 7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달 여 만에 실거래 가격이 7000여 만원 떨어졌다.

같은 시기 상계주공7단지 전용 59㎡도 지난달 6억3500만원에 팔려 8월 초(6억9500만원)와 비교해 6000만원 하락했다. 상계주공2단지 전용 32㎡와 상계주공11단지 전용 41㎡ 등 소형 평형은 9월 4억원 이상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3억8000만원 수준으로 실거래 가격이 내렸다.

노원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노후화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다. 실제 노원구에선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가 55개 단지 7만4000여 세대에 달한다. 이 중 43개 단지가 안전진단을 추진 중이거나 이미 완료했다.

노후 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선 안전진단 D등급 이하 판정을 받은 후 국토안전관리원 적정성 검토를 통과해야 한다.

이들 단지가 실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선 사업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재건축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중급지 일대 재건축 3.3㎡(평당) 공사비는 600만원을 하회했지만, 최근에는 8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집값 상승 동력이 떨어진 점도 재건축 사업성을 낮추는 요소다.

정부가 지난 9월말부터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을 축소하면서 '포레나노원'(상계주공8단지 재건축) 등 노원구 일대 주요 신축 아파트 매물 호가가 올 상반기보다 2억원 이상 떨어졌다. 신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 재건축 기대감은 떨어지게 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노원구에서만 약 40여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 중인데,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재건축 추진이 계속 유효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재건축을 중간에 포기하는 단지가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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