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기후리스크, 금융시스템 안정에 큰 위협"

기후변화 대응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후변화가 금융체계 전반에 리스크로 작용해 금융시스템 안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후리스크에 따른 관리 전략을 수립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금융회사를 위한 기후리스크 관리 안내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물리적리스크와 이행리스크로 구분돼 금융시장에 영향을 끼친다. 물리적리스크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따른 물리적 피해로 태풍이나 해수면 상승 등 직접적인 기후변화를 뜻한다. 이행리스크는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뜻하고 정책 및 규제의 변화 등이 꼽힌다.

보고서는 물리적리스크의 예로 기후변화로 물적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 규모가 그 예상치보다 클 때 보험금 지급액의 증가로 보험회사의 부실화 및 도산이 초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축소나 보험회사 보유자산 매각으로 인한 자산가격 급락으로 이어져, 결국 여타 금융부문으로 그 영향이 퍼져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저탄소 정책이 급박하게 시행되는 등 이행리스크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고탄소업종의 자산가치 하락이 금융회사의 담보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신용리스크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보고서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와 금융감독원 등에서 발표한 기후리스크 대비 지침을 분석해 지배구조·전략·위험관리·지표 및 목표 등 4개 부문에서 총 9개의 주요 과제를 도출했다. 특히 지배구조 면에서는 이사회와 이사회 내 위원회의 기후리스크 프로세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략 부문에서는 단기, 중기, 장기에 걸쳐 기후리스크를 방어하고 동시에 활용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험관리 차원에서는 기후리스크가 새로운 리스크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전통적인 리스크로 전이되므로 기존의 리스크 관리 체계로 편입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지표 및 목표로는 기후 관련 지표를 설정하고 이를 대내외에 표명해 전사적인 동력을 갖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은행연합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안내서의 실무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은행 및 지주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신청기관에 찾아가는 교육을 진행 중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최근 국제적으로 기후 관련 공시 의무화가 추진되면서 금융회사의 기후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라며 "이번 안내서가 기후리스크 관련 글로벌 규제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 금융회사들의 대응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