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뿌리는 코로나 백신 개발…“주사보다 공기 중 감염에 더 효과적”

황규락 기자 2023. 11. 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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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 뿌리는 스프레이형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 모형도./뉴스1

코에 뿌리기만 하면 되는 코로나 비강 스프레이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코로나뿐만 아니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등 다른 호흡기 질환 백신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메릴랜드대 연구팀은 코로나 비강 스프레이 백신을 개발해 전임상에서 코로나 감염과 확산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혈류로 들어가기 전 기도에서 바이러스 복제를 멈추기 때문에 기존 주사제보다 편의성과 효과가 개선됐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6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코나 입을 통해 몸 안으로 침투해 상피세포에서 복제된다. 백신 주사제는 주로 혈류에서 코로나에 대한 면역력을 만들어낸다. 이는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와 혈액 속에서 복제돼야만 몸의 면역체계에 의해 감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비강 스프레이 백신은 코, 입, 목구멍에 있는 세포에 면역력을 만들어서 바이러스가 혈액 속에 들어가기 전에 차단한다.

연구팀은 코로나 스파이크 단백질을 기도로 운반하기 위해 ‘신생아Fc수용체(FcRn)’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활용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코로나 스파이크 단백질을 FcRn에 붙여 쥐의 코에 뿌린 뒤, 쥐를 우한 코로나, 델타, 오미크론 등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백신을 뿌리지 않은 쥐들은 모두 사망했고, 백신을 뿌린 쥐들은 모두 살아남았다.

연구팀은 비강 스프레이 백신이 기도와 폐에서 훨씬 더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근육 백신보다 비강 백신이 공기 중 감염을 더 많이 차단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 최대 9시간에서 12시간까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기 중 감염을 막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팀은 “비강 백신은 투약이 쉽고 전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50억 달러 규모 예산을 투입해 차세대 백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넥스트젠’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강 스프레이 백신이나 자가증폭mRNA 백신 등 원천기술을 개발해 미래 전염병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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