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포스팅, 11월 말에는 되나" ML도 관심 폭발... 한국시리즈 종료만 기다린다
미국 매체 MLB 네트워크는 7일(한국시간) "키움의 이정후는 이달 말에나 포스팅이 가능해 보인다. 최소 미국의 추수감사절(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올해는 11월 23일) 이후에나 가능해 보인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7일이고 KBO리그 시즌 종료 때까지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2017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뒤 7시즌 동안 꾸준히 출장하면서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의 성적을 남겼다.
대체적으로 파워는 부족하지만, 뛰어난 콘택트 툴과 선구안을 지닌 중견수라는 평가다. 또한 이번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 정도를 제외하면 매력적인 외야수가 없어 '중견수도 소화 가능한' 이정후의 가치는 더욱 올라갔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3일 "이번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영입할 수 있는 톱 타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의 흥미로운 옵션"이라고 소개했다.
예상 몸값도 어느 정도 나왔다. 지난해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성공과 미국에서 이정후와 종합적인 측면에서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 요시다 마사타카(30·보스턴 레드삭스)의 5년 9000만 달러 계약 등을 이유로 올해 초만 해도 1억 달러(1월 CBS 스포츠)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초반 타격 부진과 부상으로 인한 조기 시즌 아웃의 여파로 최근에는 4년 5600만 달러(11월 디 애슬레틱) 선까지 내려온 상황.
여기에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 시점이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MLB.com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번 오프시즌 임팩트 있는 외야수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KBO리그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정후의 포스팅 시작은 최소 2주는 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KBO리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은 그해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 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해당 선수의 포스팅을 신청하면서 시작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 대상 선수를 발표한 날부터 30일간 30개 구단이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며 보장 계약 금액에 따라 이적료도 책정된다.
또 다른 FA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펄로스)는 이미 포스팅 신청을 완료했다. 지난 5일 한신 타이거스의 38년 만의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일본프로야구(NPB)의 2023시즌이 막을 내렸고 오릭스는 곧장 야마모토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가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아무리 빨라야 11일 이후에나 신청이 가능하다.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정규시즌 2위 KT 위즈와 1위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가 시작되는 가운데 7차전까지 갈 시 15일에야 끝나기 때문.
이렇게 될 경우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포스팅이 늦어질수록 이정후의 계약 규모와 행선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7일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공식적으로 열리면서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들이 공개되고, 각 팀의 선수 계약 연장 여부가 정해지는 등 본격적으로 영입 전쟁이 시작됐다. 이정후가 이번 FA 시장에서 A급 선수로 평가받고 있긴 하지만, 오타니처럼 모든 팀의 1순위 영입 대상이라 보긴 어렵다. 그 때문에 각 팀마다 나름대로 보강을 할 가능성이 높고 늦어질수록 영입 구단의 수도, 계약 규모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당장 이정후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쏟은 것으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만 해도 FA 시장이 시작된 이날, 외야에 빈 자리가 사라졌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올 시즌 후 옵트아웃 조항을 갖고 있던 마이클 콘포토는 FA가 되는 대신 1800만 달러를 받고 샌프란시스코에 남는 쪽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샌프란시스코 외야에는 콘포토,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미치 해니거, 오스틴 슬래터, 루이스 마토스 등 최소 5명의 주전급 선수들이 머물게 돼 이정후에게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선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
또한 11월 말부터 12월 초는 메이저리그 각 구단에 있어 청사진을 그리는 가장 바쁜 시기다. 이날 2024년 연봉 2032만 5000달러에 해당하는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오타니 쇼헤이(29) 등 7명의 선수가 15일까지 그 오퍼를 받아들일지 결정해야 하고, 18일에는 논텐더 대상자들의 방출 여부가 결정된다. 12월 4일부터 7일까지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열리고 마지막 날인 7일에는 룰5드래프트가 시행되는 등 바쁘게 오프시즌이 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이정후를 필요로 했던 팀이 대체자를 구할 수도, 어느 정도 보강을 통해 그 필요도가 낮아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윈터 미팅은 메이저리그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모여 시즌 구상과 함께 선수들의 평가도 이뤄진다. 포스팅 신청이 빠르면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FA 선수 자격으로 윈터 미팅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고 관심이 없던 구단들도 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
빠른 포스팅의 좋은 사례가 바로 히어로즈 선배 김하성이다. 김하성과 키움은 2020년 11월 24일 NC 다이노스의 승리로 한국시리즈 우승이 결정되자, 그 다음 날인 25일 곧바로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했다. 서류 문제 등으로 포스팅 시작일은 공식적으로 밀렸으나, 이미 포스팅 신청을 하겠다고 밝힌 덕분에 메이저리그 팀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결과 4년 2800만 달러 보장, 최대 3900만 달러의 계약으로 샌디에이고로 향했다. 이후 김하성이 데뷔 3년 만에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를 수상하는 등 주전 선수로 자리 잡으면서 샌디에이고에 있어 최고의 계약이 됐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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