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항쟁 시초'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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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보국안민', 오른쪽에는 '척왜양창의'.
지난 4일 한국기자협회 기자들이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를 찾았다.
정읍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지사도 이번 행사를 함께 기획했다.
"이 조형물을 위에서 보면 사람 '인(人)' 자 모습이에요." 황길지 문화해설사가 '사람 중심의 세상'을 만들자는 동학농민혁명의 가치가 조형물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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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보국안민’, 오른쪽에는 ‘척왜양창의’. 전봉준 장군을 선두로 좌우에서 동학농민군 행렬이 이어져 있다. 각각 1차와 2차 봉기 때 기치를 높이 내걸었다. 전라북도 정읍시 황토현 전적지에 있는 ‘불멸, 바람길’ 조형물이다.
지난 4일 한국기자협회 기자들이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를 찾았다. 전북기자협회가 주관한 역사 연수에 제주와 광주, 충북,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30여명이 모였다. 정읍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지사도 이번 행사를 함께 기획했다.
“이 조형물을 위에서 보면 사람 ‘인(人)’ 자 모습이에요.” 황길지 문화해설사가 ‘사람 중심의 세상’을 만들자는 동학농민혁명의 가치가 조형물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불멸, 바람길’은 지난 2021년 친일 조각가가 만든 기존 동상을 34년 만에 철거하고 이듬해 설치됐다. 비용은 전국민 모금운동으로 마련했다.
조형물이 있는 황토현 전적지는 동학농민군이 1894년 5월11일 관군을 상대로 처음으로 대승을 거둔 곳이다. 널리 알려지지 않지만 5월11일은 2019년부터 법에서 정한 국가기념일이 됐다.
동학농민혁명의 정식 명칭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동학농민혁명은 그동안 동학란에서 동학농민운동으로 불리다가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야 지금의 이름을 가졌다. 황토현도 이 법 때문에 기념공원으로 지난해 문을 열 수 있었다.
기자들은 동학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임형진 경희대 교수의 강연도 들었다. 임 교수는 존엄과 평등을 중심으로 한 동학혁명의 인본주의 사상을 강연했다.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박성우 제주의소리 기자는 “제주4.3도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데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라고 물었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지난 5월 4.19혁명 기록물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결정됐다.
문병학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기획운영부장은 “4.3 동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동학혁명은 전국에 흩어진 기록물을 모으고 소유관계를 일원화했다. 유네스코에는 일본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일본과 관련한 기록을 제외한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조언했다.
맹대환 뉴시스 광주전남본부 기자는 “5.18은 역사 왜곡과 갈등이 많은데 동학농민혁명은 괜찮은지” 물었다. 소윤겸 정읍시 공보팀장은 ‘반란’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있지만 100년이 지난 일이라 갈등은 적다고 설명했다. 소 팀장은 “정읍시가 농민군 유족에게 월 10만원씩 수당을 지급하고 지난 6월에는 헌법 전문에 동학농민혁명을 포함하자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통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무명 동학농민군 위령탑에 참배하고 전봉준이 살던 집 유적도 둘러봤다. 집터는 전봉준이 처형된 뒤 성씨를 바꾸고 숨어 지내던 그의 딸이 1963년에서야 나타나 증언하면서 발굴됐다. 동학농민혁명은 그리 먼 역사는 아닌 셈이다.
원영미 중도일보 기자는 “전봉준의 딸인 할머니가 살아 계셨다는데 유적에서 짠함도 느꼈다”고 말했다. 원 기자는 “대전에서 가까이 있는데도 정읍에 처음 왔고 동학농민혁명도 잘 몰랐다”며 “역사를 재조명할 계기도 계속 나오고 있어서 기자들이 할 수 있는 취재도 많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기자협회는 현대사 왜곡을 막기 위해 지역 민주화 벨트를 잇고 2.28민주화운동과 3.15의거, 제주4.3과 5.18민주화운동 현장을 매년 탐방하고 있다. 올해는 동학농민혁명과 노근리학살사건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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