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3인분 담당' 고군분투 손흥민, 평점 7..."양말이 벗겨져라 뛰었다"
[OSEN=고성환 기자] 홀로 3인분 몫을 해야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이 끈질긴 투혼으로 박수를 받았다.
토트넘은 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서 첼시에 1-4로 역전패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지, 두 명이나 퇴장당한 게 뼈아팠다.
이로써 시즌 첫 패를 당한 토트넘은 승점 26(8승 2무 1패)에 머무르며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맨체스터 시티(승점 27)가 그대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런던 더비' 승자가 된 첼시는 승점 15(4승 3무 4패)를 만들며 10위로 점프했다.
손흥민은 이날도 선발 출전했다. 그는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았다. 다시 한번 중앙에 자리한 손흥민은 지난 2018년 이후 11월 50m 드리블 골 이후 5년 만에 첼시 상대 득점에 도전했다.
목표가 이뤄지는가 싶었다. 손흥민은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13분 존슨의 브레넌 얼리 크로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깔끔한 패스 전개에 이은 손흥민의 정확한 슈팅이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끝에 아슬아슬한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비록 골은 되지 못했지만, 손흥민의 마무리에 영국 'BBC'도 감탄했다. BBC 소속 알렉스 하웰 기자는 "골을 넣을 자격이 있는 손흥민의 움직임이었다. 벼락 같은 골이었다. 첼시에 대한 또 하나의 경고"라고 칭찬했다.
손흥민은 이후로도 계속해서 뒷공간을 노리며 첼시 수비를 위협했다. 부지런히 상대 골키퍼와 수비를 압박하며 전방 압박의 선봉장 역할도 맡았다.
하지만 팀 패배를 막을 순 없었다. 토트넘은 전반 33분 로메로가 위험한 반칙으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은 뒤 무너지기 시작했다.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반 더 벤이 부상으로 쓰러졌고, 후반 9분엔 우도지까지 거친 태클 끝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순식간에 핵심 선수 4명을 잃고 9명이 된 토트넘. 최대한 수비에 집중하며 무승부를 노리는 게 일반적인 선택이지만,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수비 라인을 높이 올리며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사실상 손흥민 혼자 최전방을 책임져야 하는 4-3-1 포메이션에 가까웠다.
손흥민은 어쩔 수 없이 3명 자리를 홀로 메꿔야 했고, 외롭게 고립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는 열심히 넓은 공간을 누비며 투혼을 발휘했다.
도와줄 동료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손흥민의 클래스는 돋보였다. 혼자서 공격진 3인분을 맡던 그는 후반 추가시간 첼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손흥민은 단독 드리블로 공을 몰고 올라간 뒤 수비 4명을 달고 왼발 슈팅을 날렸다. 최대한 구석으로 꺾어찬 날카로운 슈팅이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결국 토트넘은 니콜라 잭슨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후반 30분까진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선방쇼로 어떻게든 버텼지만, 잭슨에게 역전골을 내준 뒤 추가시간에 두 골을 더 실점하고 말았다. 손흥민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국 '풋볼 런던'은 "이른 시간 골망을 흔들었지만, 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그는 전방에서 홀로 양말이 벗겨져라 뛰면서 감사받기 어려운 궂은일을 했다. 막판에 좋은 기회를 맞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라며 그에게 평점 7점을 줬다.
'이브닝 스탠다드'도 마찬가지였다. 매체는 "지치지 않고 열심히 뛰었지만, 이런 날 감사 인사를 받긴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우도지가 퇴장당한 이후엔 더욱 그랬다. 2-0을 만드는 그의 멋진 마무리는 너무나 불운하게도 아주 미세한 차이로 오프사이드가 됐다. 2-1에서도 거의 득점할 뻔했지만, 훌륭한 선방으로 무산됐다"라며 평점 7점을 매겼다.
다만 기계식 평점을 매기는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6.1점을 부여했다. 팀이 두 명이나 퇴장당하면서 활약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90분 동안 유효 슈팅 2회(2/2), 패스 성공률 86%(12/14), 롱패스 1회(1/1), 가로채기 1회, 피파울 1회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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