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에 꽂힌 과기대 창업가...16조원 글로벌 '여심 사냥' 나선다
네일아트 가상피팅 및 디자인 공유 플랫폼 '소네' 개발·운영
둥근 모양의 손톱, 모서리가 뾰족한 직사각형 손톱, 끝이 뾰족한 손톱, 여기에 손가락이 길고 가늘거나 통통하거나, 손 피부색이 희거나 검거나 하는 경우까지. 이 모든 것을 고려해 선택해야 하는 게 있다. 바로 '네일아트'다.
네일아트 가상 피팅 및 디자인 공유 플랫폼 '소네'(So:Ne)를 개발 중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 창업기업 디앤유(DNU)의 양지민 대표는 "나에게 어울리는 인공손톱 디자인을 고르기까지 적어도 50가지 이상의 카테고리를 다 들어봐야 한다"며 "이를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현재 UNIST 경영과학부와 산업공학과를 복수전공한 4학년으로, 지난해 10월 한국교통안전공단 데이터셋 활용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 올해 7월 울산 청년창업사관학교 IR(기업공개)대회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준비된 창업가다.
그가 다양한 사업 아이템 중 네일아트 분야를 택한 건 동급생들로부터 "네일아트를 한 번 하면 늙는다"는 불평불만을 들어와서다.
"네일숍 예약 시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로 검색한 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아야 하는 점, 셀프 네일아트 재료를 살 때마다 가격, 품질 비교가 한눈에 이뤄지지 않아 쇼핑몰 여러 곳을 다 찾아봐야 한다는 점, 디자인 찾을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 등 다양한 민원을 듣는데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없다는 점에서 기회를 엿봤죠."
'네일아트 종합 온라인 플랫폼'을 표방한 소네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네일아트 관련 디자인 정보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 서비스 △구매 이전에 해당 제품이 자신의 손에 어울리는지를 알아보는 AR(증강현실) 가상 피팅 기능 △소비자가 원하는 지역·일정에 시술을 받을 수 있는 네일숍 예약 기능 △네일아트 재료 쇼핑몰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디앤유 개발 계획에 따르면 지난 5월 디자인 공유 플랫폼 개발을 마쳤고, 11월엔 AR 가상 피팅 서비스를 선보인다. 네일숍 예약시스템과 네일 재료 쇼핑몰은 내년 1월 이후 개설될 예정이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AR 가상 피팅'이다. 이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용자의 손을 촬영하면 자동으로 손톱 영역을 인식하고, 사용자가 선택한 네일아트 디자인을 손톱 영상 위에 덮어씌우는 마스킹(Masking) 작업을 수행한다.
또 최근 AI가 사용자 취향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한 네일아트를 적용하는 서비스도 추가 개발 중이다. 이는 사용자가 찾아본 디자인 열람, 찜 목록 등 사용자 제품 구매 데이터를 수집해 사용자 취향에 적합한 네일아트 디자인을 제작·추천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이 같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양 대표는 전국 네일숍에서 허가된 1만2000장의 네일아트 디자인 이미지를 모아 AI를 학습시켰다. 또 이건 손이고 이건 손톱이라는 식으로 손과 손톱영역을 구분하는 학습도 병행했다.
디앤유는 소네 플랫폼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미국, 일본 진출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이 지원하고 동남권 실험실창업혁신단(UNIST)이 운영하는 '공공기술기반 시장연계 창업탐색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DC와 뉴욕을 다녀왔다.
공공기술기반 시장연계 창업탐색 지원사업은 대학 연구실에서 나온 기초·원천 연구성과가 빠른 시간 내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대학(원)생으로 이뤄진 예비창업탐색팀을 대상으로 창업아이템시장 검증, 시제품 제작, 멘토링 등의 보육 과정을 지원한다.
"3주간 20대 여성 네일아트 소비자 70명, 현지 네일숍 5곳을 대상으로 저희 시스템을 보여주며 대면·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인터뷰 대상 90%가 소네를 경험한 뒤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당시 현지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사업모델을 업그레이드 해서 내년 7월 소네 영어버전 앱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일본에도 상륙한다. 일본 네일아트 시장은 2019년 기준 2321억엔(약 2조877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네일 스티커 주요 수입국으로 2020년 2월 기준 수출규모가 1045만 달러(약 141억원) 정도 된다.
소네 플랫폼은 향후 네일숍 운영자나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월정액 구독 서비스, 예약시스템 및 쇼핑몰 운영 등을 통해 수익화를 이뤄낼 계획이다. 본격적인 영업이 이뤄질 내년 영업이익 추산치는 약 5억원이다.
한편 디앤유가 국내 네일아트 시장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2022년 소규모 네일숍은 전국 2만2000여곳 정도로 시장규모는 약 1조7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네일아트 시장규모는 16조8000억원 정도다. 네일아트를 한 번 받는 데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 수준으로 객단가가 높은데다 4주 간격으로 교체하는 이용자가 많아 매출 규모가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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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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