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8점' 손흥민, 무득점에도 솔선수범했다...'2명 퇴장+2명 부상 악재' 토트넘, 첼시에 1-4 역전패→리그 11G만에 첫 패

한유철 기자 2023. 11. 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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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한유철]


침묵했지만, '캡틴' 손흥민은 최선을 다했다.


토트넘 훗스퍼는 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1라운드에서 첼시에 1-4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11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하게 됐다.


[프리뷰]


이번 라운드 최대 빅매치. 두 팀의 분위기는 상반됐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력으로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내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 최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며 매 시즌 비판을 받았다. 지난 시즌에도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호기롭게 무관 탈출을 목표로 했지만, 너무 높은 목표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완벽하게 토트넘의 체제를 변화시켰다. 지난 시즌엔 '위닝 멘털리티'는 커녕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질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는데, 이번 시즌엔 어떠한 경우에도 '승리'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전술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은 후,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천명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그 전에 토트넘을 지도했던 조세 무리뉴 감독과 안토니오 콘테 감독 모두 시즌을 치르기 전까지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했기 때문. 하지만 이들 모두 현실에 부딪혀 수비 축구로 변화시켰다. 팬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수비적인 전술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발언을 완벽하게 지켜냈다. '에이스' 해리 케인이 빠진 상황에서 별다른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기존 선수들로 그 공백을 메웠다. 동시에 수비 안정화에도 성공했다.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의 공격력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수비력은 평균 이하였다. 빅 6 중에서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했으며 강등된 레스터 시티보다 겨우 5골 적었다.


과감한 결단이 눈에 띄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랫동안 비판을 받은 에릭 다이어를 과감하게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으며 잔실수가 늘어난 위고 요리스 역시 전력 외 자원으로 전락했다. 이들 대신 합류한 미키 반 더 벤과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매 경기 뛰어난 경기력으로 토트넘의 수비를 이끌고 있다.


토트넘을 향한 극찬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게리 리네커는 친정팀의 달라진 모습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장 위에서 발휘되는 선수들의 파트너십을 봐라. 손흥민과 메디슨, 그들은 최고다. 손흥민은 9번 역할을 정말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최고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메디슨은 훌륭하고 또 훌륭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반 더 벤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도 빠질 수 없다. 현재 프리미어리그(PL) 내에서 그들보다 더 좋은 파트너십을 보이는 수비 콤비가 있나? 맨체스터 시티를 예로 들 수 있겠지만, 그들 역시 여러 선수들을 번갈아가며 활용한다"라고 덧붙였다.


직전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도 값진 승점 3점을 따냈다. 아무리 강팀이라고 해도 셀허스트 파크 원정은 쉽지 않다. 토트넘 역시 점유율에선 75.7%로 앞섰지만, 팰리스의 탄탄한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어코 결과를 만들어냈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전 상대의 자책골에 힘입어 리드를 잡았고 후반 21분엔 손흥민의 추가골까지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조던 아예우의 만회골이 나온 탓에 클린 시트는 물 건너갔지만, 승리를 따내며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반면, 첼시의 상황은 좋지 않다. 세 번의 이적시장 동안 1조 원 가량 투자한 첼시. 리빌딩의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 경기 전까지 첼시는 리그 10경기에서 3승 3무 4패(승점 12점)를 기록, 13위에 올라 있다. '1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격차는 벌써 15점까지 벌어졌다.


직전 리그 경기에서도 패했다. 브렌트포드와의 홈경기에서 첼시는 전체적으로 경기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68.8%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17번의 슈팅을 시도했다. 패스 성공률과 드리블 횟수, 제공권 승리 횟수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도 모두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빈약한 공격력이 발목을 잡으며 0-2로 패했다.


토트넘의 우위가 예상된 상황. 그래도 최근 맞대결에선 첼시가 웃고 있었다. '후스코어드' 기준, 최근 6번의 맞대결 전적은 첼시가 4승 1무 1패로 압도적이다. 토트넘 홈 경기로 한정해도 첼시가 4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직전 경기에선 토트넘이 승리를 가져갔다. 지난 2월에 펼쳐진 경기에서 토트넘은 올리버 스킵과 케인의 득점에 힘입어 2-0 승리를 가져갔다.


키 플레이어는 '캡틴' 손흥민이다. 이번 시즌 케인을 대신해 '톱'으로 변신한 손흥민은 리그 8골을 기록하며 득점 랭킹 2위에 오르는 등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첼시전에선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손흥민은 첼시전에서 통산 17경기에 나섰지만 단 2골만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8-19시즌 리그 13라운드에서 득점한 이후엔 리그에서 7경기 연속 침묵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이 또 있다. 바로 손흥민과 '은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재회. 과거 토트넘의 최전성기를 이끈 포체티노 감독은 이번 시즌부터 첼시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토트넘을 떠난 지 약 4년 만에 친정팀을 방문하는 포체티노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 때 손흥민과의 맞대결에 대해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내가 센터백으로 나서는 것은 아니다. 우리 팀 센터백들이 그를 막아야 한다. 그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그는 PL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에게 좋은 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농담과 함께 옛 제자를 존중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손흥민의 주장직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그는 훌륭한 선수다. 그가 주장이 돼 정말 기쁘다. 사람들은 더욱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그들은 현재 리그 테이블 최상단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손흥민이 주장직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잘 지내면, 그것만으로 한 사람의 개인적인 행복이 증가한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토트넘 훗스퍼
사진=첼시

[경기 내용]


양 팀 모두 총력전에 나섰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손흥민, 존슨, 메디슨, 쿨루셉스키, 사르, 비수마, 우도기, 반 더 벤, 로메로, 포로를 선발로 내세웠고 비카리오에게 골문을 맡겼다. 이에 맞선 첼시 역시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잭슨, 스털링, 갤러거, 팔머, 엔조, 카이세도, 콜윌, 실바, 디사시, 제임스가 선발 명단을 채웠고 산체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초반 분위기를 잡기 위해 두 팀 모두 거센 압박을 가했다. 토트넘은 전방 압박으로 시작과 함께 볼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었고 첼시 역시 강한 압박을 통해 높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고자 했다. 토트넘이 먼저 공격 기회를 잡았다. 비록 오프사이드가 되긴 했지만, 상대 수비의 라인을 깨드리며 손흥민이 침투를 시도했고 오른발로 슈팅을 시도했다.


선제골은 일찍 나왔다. 주인공은 토트넘. 전반 5분 후방 빌드업을 통해 공격 기회를 잡았고 우측에서 패스를 받은 쿨루셉스키가 박스 안으로 돌파한 후, 슈팅을 시도. 이 공은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첼시의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리드를 잡은 토트넘이 공격을 이어나갔다. 전반 6분 박스 앞에서 루즈볼을 잡은 포로가 왼발 다이렉트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산체스 정면으로 향했다.


리드를 허용한 첼시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전반 10분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으며 공격을 이어나갔고 박스 안에서 잭슨이 수비를 제쳐낸 뒤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카리오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선 디사시의 헤더 슈팅이 나왔지만, 이는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손흥민도 시동을 걸었다. 전반 12분 토트넘이 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안에서 존슨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침착하게 발에 갖다대며 첼시의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로 선언됐다. 첼시 역시 토트넘의 골망을 갈랐지만 취소됐다. 전반 20분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을 통해 박스 안까지 돌파했고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에게 맞았다. 곧바로 세컨볼을 잡은 후, 공격을 이어나갔고 재차 슈팅을 시도해 토트넘의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이는 비디오 판독(VAR) 이후 스털링의 핸드볼 파울로 선언됐다.


첼시가 분위기를 이어갔다.전반 24분 중원에서 공을 잡은 엔조가 상대 수비를 제쳐낸 후,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전반 26분엔 상대 진영에서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한 후, 공격을 전개했고 다소 먼 거리에서 엔조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는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첼시가 '두 번째' 득점 취소를 당했다. 전반 27분 다시 한 번 상대 진영에서 첼시가 공을 탈취한 후, 공격을 전개했고 카이세도가 낮고 빠른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의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하지만 이전 상황에서 로메로가 박스 안에서 위험한 태클을 저질렀고 주심이 온필드 리뷰 이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또한 로메로에겐 퇴장이 주어졌다. 키커로는 팔머가 나섰고 침착하게 마무리해 균형을 맞췄다.


수적 열세에 놓인 토트넘.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인을 내리지 않았고 기존 전술을 고집했다. 그렇게 팽팽한 흐름을 유지하던 토트넘에 또 하나의 악재가 닥쳤다. 핵심 선수가 부상을 당한 것. 전반 43분 반 더 벤이 잭슨을 잡기 위해 스프린트를 하다가 햄스트링이 올라왔고 그대로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결국 반 더 벤은 경기장을 빠져나왔고 에메르송이 대신 투입됐다. 메디슨 역시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고 호이비에르와 교체됐다. 그렇게 전반은 1-1로 마무리됐다.


전반전은 첼시가 주도권을 쥐었다. 로메로의 퇴장 전까진 토트넘이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이후엔 첼시가 수적 우위를 활용하며 토트넘을 압박했다. '후스코어드' 기준, 첼시가 51.6%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슈팅 역시 7회로 토트넘(4회)보다 많았다.


후반전 첫 슈팅은 첼시가 가져갔다. 후반 1분 박스 앞에서 갤러거의 패스를 받은 팔머가 왼발로 정교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왼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첼시가 기세를 이었다. 후반 5분 박스 앞에서 스털링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는 비카리오에게 잡혔다.


토트넘 역시 재차 앞서나가고자 했다. 후반 8분 박스 안에서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비수마가 수비를 제쳐낸 후, 슈팅을 시도했지만 임팩트가 제대로 맞지 않았다. 후반 초반까지 잘 버티던 토트넘에 또 하나의 악재가 닥쳤다. 후반 9분 우도기가 스털링을 수비하는 상황에서 태클을 저질렀고 주심은 그에게 경고 누적 퇴장을 선언했다.


9대11이 된 후, 경기는 급격하게 첼시 쪽으로 흘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명의 퇴장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전술은 유지했지만,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첼시의 맹공이 이어졌다. 후반 10분 박스 안에서 잭슨이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호이비에르가 무릎으로 공을 막아냈다. 후반 12분엔 상대 수비의 뒷공간을 파고든 잭슨이 비카리오와의 1대1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카리오에게 막혔다. 이어진 무드리크의 슈팅 역시 비카리오가 막아냈다.


첼시의 공격은 계속해서 막혔다. 후반 22분 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안에서 쿠쿠렐라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카리오가 각도를 잘 좁혀내며 슈팅을 막아냈다. 아쉬움을 삼키던 첼시가 기어이 토트넘을 뚫어냈다.후반 29분 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스털링이 박스 안에 있는 잭슨에게 패스를 시도, 잭슨이 왼발로 가볍게 밀어넣으며 역젼골을 기록했다. 이후 VAR을 진행했지만, 온사이드로 판정되며 득점은 취소되지 않았다.


이후 토트넘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33분 프리킥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안에서 벤탄쿠르의 패스를 받은 다이어가 오른발 슈팅으로 첼시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이후 VAR을 진행했음에도 원심은 번복되지 않았다. 토트넘이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40분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포로의 크로스를 벤탄쿠르가 머리에 갖다댔지만, 골문 쪽으로 향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다. 후반 추가시간 동료의 패스를 받은 후, 드리블로 박스 안까지 돌파했고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산체스에게 막혔다. 위기를 넘긴 첼시가 점수 차를 벌렸다. 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안에서 패스를 받은 잭슨이 가볍게 밀어넣으며 추가골을 기록했다.


첼시가 경기를 끝냈다. 후반 추가시간 잭슨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고 침착하게 마무리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그렇게 경기는 첼시의 4-1 승리로 마무리됐다.


전반 중반까지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있던 토트넘. 우도기의 퇴장 이후, 간신히 버티던 흐름을 첼시에 완전히 내줬다. '후스코어드' 기준, 첼시는 점유율을 62.5%까지 끌어올렸고 슈팅 역시 14회로 토트넘(7회)보다 두배 더 많았다. 이외에도 패스 성공률, 드리블 성공 휫수, 제공권 승리 횟수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첼시가 앞섰다.


손흥민은 침묵했다. 전반전과 후반전에 모두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지만 오프사이드와 상대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며 눈물을 삼켰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캡틴'의 품격을 보이며 마지막까지 고군분투했다. 영국 현지의 평가도 좋았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8점을 부여하며 "초반에 골을 넣었지만 VAR로 취소됐다. 최전방에서 엄청나게 고군분투했다. 빅 찬스는 산체스에게 막혔다"라고평가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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