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전쟁 한 달…이스라엘과 척지는 국가들 늘어(상보)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격화하는 가운데 제3세계 국가를 중심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외교 보이콧이 확산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요르단, 바레인, 차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콜롬비아, 볼리비아, 온두라스 등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스라엘에 있는 자국 외교관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우선 볼리비아는 이스라엘과의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끊기로 했다. 지난달 7일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단절한 최초의 국가다.
프레디 마마니 볼리비아 외무부 차관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공격적이고 불균형적인 군사 공세를 부인하고 비난하기 위해 이스라엘 국가와 외교관계를 단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볼리비아는 2009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시절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항의하며 외교 관계를 끊었다가 2020년 새 정부가 다시 관계를 수립했다.
외교관을 소환한 칠레, 콜롬비아, 볼리비아, 온두라스 외에 중남미 국가들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우리는 사상자 대다수가 어린이인 전쟁을 처음으로 보고 있다. 중지하라"며 가자지구 폭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아르헨티나도 이스라엘의 자발리아 난민캠프 공격을 규탄하면서 "그 어떤 것도 국제인도법 위반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페루 외무부도 "페루는 폭력이 어디서 왔는지 규탄할 것"이라고 밝혔고, 멕시코 역시 이스라엘 점령 세력이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주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역사적으로 라틴아메리카의 좌파 성향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운동에 동조해 왔고, 우익 성향이 강한 국가들은 미국을 따르는 경향이 있었다"고 짚었다.
중남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에서도 이스라엘에 항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쿰부조 은샤브헤니 남아공 대통령실 장관은 "이스라엘의 모든 외교 직원들이 남아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날레디 판도르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계속되는 어린이와 무고한 민간인 살해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대응이 집단적 처벌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적대 행위의 포괄적 중단을 계속 촉구하면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남아공은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왔다. 특히 팔레스타인 민족 운동을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반대했던 자신들의 투쟁과 비유하기도 했다.
중앙아프리카 차드도 성명을 통해 "이러한 비극 앞에서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의 손실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 문제의 항구적 해결책을 위한 휴전을 촉구한다"며 이스라엘의 자국 대사를 소환한다고 발표했다.
바레인은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며 이스라엘과 모든 경제 관계를 중단하는 강경 조처를 취했다.
바레인은 지난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와 모로코 등과 함께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했지만,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어지자 이스라엘과 관계를 단절하라는 대중의 압박이 거세졌다.
최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반발해 온 요르단도 지난 1일 가자지구 폭격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스라엘 주재 대사를 소환했다.
또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요르단을 떠난 이스라엘 대사가 다시 요르단으로 돌아오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며, 이스라엘 대사를 사실상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라고 선언했다.
사해를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요르단은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한 몇 안 되는 아랍 국가 중 하나다. 다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측과 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요르단의 역학관계도 바뀌고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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