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배 “ENFP인데 이성적인 이유요?”[인터뷰①]
인디밴드 소란의 리더 고영배는 음악 외에 재치 있는 입담으로 유명하다. 한때 그는 일주일에 10개가 넘는 라디오 방송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해 ‘라디오계 유재석’으로 불렸다. 그런 그가 최근 에세이집 ‘행복이란 어떤 건지 가끔 생각해’를 출간했고, 베스트셀러 작가 타이틀을 얻게 됐다.
고영배는 책 출판을 제의받고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모든 게 짧아지는 시대에 긴 글에 어떤 얘길 담을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기 쓰듯 집필한 그의 책은 장기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스포츠경향은 고영배를 만나 책의 주제인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고영배가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인가?
A. “제목에 ‘행복’이 들어가니까 행복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아요. 어떡하면 행복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건 사람마다 다른 거 같아요. 저도 가끔은 ‘아 이거 어떻게 이겨내지’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책 제목이 ‘행복이 어떤 건지 가끔 생각해’인 거죠. 결론은 저도 모른다는 거예요”
Q. 가수 겸 작가의 관점에서 음악과 책 중에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A. “음악과 책 모두 행복을 주지만 방식에 차이가 있죠. 음악은 틀어만 놔도 들리잖아요.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흐르는 음악에 순간적인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힘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머리 자르러 미용실에 갔는데 거기서 흐르는 음악에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질 수 있잖아요. 근데 책은 펼쳐놨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해질 수 없어요. 의지와 노력, 시간과 이해를 할애해 직접 읽어야 행복을 얻을 수 있죠. 책은 내 에너지를 쓴다면 더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거 같아요.”
Q. ‘고영배 위인전’이라고 불릴 만큼 일대기가 상세하게 담겨있다. 평소 기억력이 좋은 편인가?
A. “기억력도 나쁘고 일기도 안 써요. 가족들에 대한 내용은 아내한테 친구들에 대한 내용은 친구들한테 물어봤어요. 주변에 팩트를 체크하고 썼어요.”
Q. 책 속에서 은근히 이성적인 면모를 보았다. MBTI가 ENFP라고 들어 이성적 모습이 의외로 다가왔다.
A. “그렇게 보이게끔 글이 쓰여 있지만 그때 당시엔 선택지가 없었어요. 지식과 경험이 많으면 자기 결정에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거든요. 저는 그때 아는 게 없으니까 ‘내가 맞아’라고 생각하고 행동했던 거 같아요. 제가 음악을 계속할 수 있던 이유기도 해요. 아무것도 몰랐던 것. 오히려 많이 알았으면 겁나서 못했을 일이 많거든요. 지금 보며 너무 소름인 거에요. 어떻게 저렇게 무식하게 행동했나 싶어요. (웃음)”
Q. 이 책을 접한 사람 중엔 ‘가끔’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거다. 그들에게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A. “예전엔 ‘나름대로 행복’하다고 말했는데 저는 지금 ‘꽤 많이 행복’ 한 것 같아요. 제가 대단한 성공을 거뒀단 게 아니라 나름대로라고 치부하기엔 감사하고 대단한 일들이 이미 많이 이뤄졌어요. 저의 책이 ‘행복’을 주제로 하지만 ‘나는 이래서 이만큼 행복하다’ ‘이렇게 하면 행복할 수 있다’ 같은 얘기는 하지 않았어요.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당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없고요. 확실한 건 행복은 주위를 둘러보면 분명히 있다는 거에요.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표현을하는 것, 운동이나 산책을 나서는 것, 같은 상황을 겪어도 크게 웃거나 리액션을 해보는 것. 이런 시도가 행복을 향해서 조금씩 움직이는 시도이고, 행복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정윤 온라인기자 yunsu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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