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보고싶었을 '포버지' 포체티노 "떠날 때 작별인사도 못했었는데"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토트넘 홋스퍼로 이끌어줬던 '은사' 마우로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손흥민이 다시 만났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손흥민을 적으로 만났지만 경기가 끝나고 나서 그리웠던 감정을 쏟아냈다.
토트넘은 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5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1-4 역전패를 당했다. 리그 첫 패를 기록하며 개막 10경기 동안 달렸던 무패(8승2무)도 끊겼고 맨체스터 시티(승점 27)에 이은 승점 26점의 2위에 머물렀다. 손흥민은 토트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의 수적 열세 속에 결과를 뒤집기는 힘들었다.
초반부터 빠른 스피드로 첼시를 몰아붙인 토트넘은 행운의 골로 앞서나갔다. 전반 6분 오른쪽 측면에서 파페 사르의 패스를 받은 데얀 쿨루셉스키가 첼시 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오며 왼발 슈팅을 때렸다. 이 슈팅이 첼시 수비스 리바이 콜윌의 등을 맞고 굴절돼 첼시 골키퍼 로베르트 산체스의 왼쪽 다이빙과는 달리 골문 오른쪽 아래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토트넘의 1-0 리드.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던 토트넘에 먹구름이 꼈다. 첼시는 전반 27분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토트넘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VAR 판독에서 첼시 공격수 잭슨이 카이세도 슈팅 때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공에 관여했다고 판정돼 또다시 골을 잃었다. 하지만 이전 상황에서 토트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공을 걷어낼 때 엔조 페르난데스의 발목에 가한 태클로 VAR 끝에 첼시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토트넘의 부주장이자 수비의 핵 로메로는 이 파울로 다이렉트 퇴장까지 당했다.
로메로 퇴장이라는 변수를 안은 토트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반 34분 측면 공격수 브래넌 존슨을 빼고 중앙 수비수 에릭 다이어를 투입했다. 하지만 전반 35분 첼시 PK 키커로 나선 콜 파머가 왼발로 찬 킥이 토트넘 비카리오 골키퍼 손을 맞고 오른쪽 골대 맞고 골이 됐다. 1-1 동점.
토트넘은 전반 44분 또 다른 악재를 맞이했다. 토트넘 중앙 수비수 미키 판더펜이 첼시 공격수 잭슨을 빠르게 따라가는 과정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 앞서 왼쪽 발목에 통증을 호소했던 2선 핵심 미드필더 제임스 메디슨마저 빠지고 전반 추가시간 1분에 수비수 에메르송 로얄과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두 선수 대신 투입됐다.
토트넘은 후반전에 또 한 명의 주축 선수를 잃었다. 후반 9분 첼시의 역습 상황에서 스털링을 태클로 저지한 우도기가 경고 누적으로 팀의 2번째 퇴장자가 됐다. 토트넘은 9명이 싸워야 하는 상황.
토트넘은 결국 경기 후반부에 통한의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30분 오른쪽 측면에서 제임스의 침투패스를 받은 스털링이 토트넘의 수비라인을 완전히 허문 뒤 비카리오 골키퍼만을 앞에 둔 채 문전의 잭슨에게 연결했다. 잭슨이 이를 놓치지 않고 왼발로 득점하며 첼시에 2-1 역전을 안겼다. 후반 추가시간 4분과 7분 잭슨에 실점을 더 허용한 토트넘은 리그 첫 패를 당했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이날 특별한 인연을 상대했다. 바로 토트넘의 전 감독이자 현 첼시 감독인 포체티노. 그는 2014~2015시즌부터 2019년 11월까지 5년이 넘는 시간을 토트넘의 사령탑으로 지냈다.
포체티노는 2016~2017시즌 EPL 준우승, 2018~2019시즌 토트넘 구단 최초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등 굵직한 업적을 세우며 토트넘 역사상 최고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 받았다. 손흥민을 2015년에 레버쿠젠에서 영입한 감독 역시 포체티노였고, 둘은 감독과 선수로 4년이 넘는 세월을 동고동락했다.
이날 경기 후 양팀 선수단을 인사를 나눴다. 중계화면에는 포체티노 감독과 손흥민이 진한 포옹을 하며 서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잡혔다. 아무래도 토트넘 선수단 내에서 에릭 다이어와 함께 가장 오래된 선수며 손흥민 입장에서도 포체티노의 존재는 '은사'로써 특별하기에 포옹이 더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포체티노는 또한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토트넘을 떠날 때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다시 돌아와 얼굴을 볼 수 있어 좋다"먀 그리움의 감정을 꺼내 보였다.
물론 승부는 냉정하고, 스승이 아닌 '상대 감독' 포체티노는 냉정했다. 그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그저 승리다. 토트넘 상대로 이겼다고 해서 특별할 건 없다"고 못 박았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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