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내부직원 투서 “이스라엘 공개 비판하고 휴전 지지해야”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11. 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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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중동정책에 자성목소리
이스라엘 과도한 무력사용에
민간인 1만명 사망 용납 못해
“이스라엘·하마스 모두 책임”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난민촌에서 생존자를 찾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군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 국무부 내부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공개 비판해야 한다’는 자성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6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국무부 직원들은 ‘민감하지만 기밀이 아니다’라고 표시된 내부 메모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국무부 직원들은 미국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휴전을 지지하고 공개 메시지와 사적 메시지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의 과도한 군사전술에 공식적으로 비판하고 일반적으로 물밑에서 이뤄지는 팔레스타인 대우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이 “미국의 공개·사적메시지 불일치는 미국이 중동지역에서 편파적이고 정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초래할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미국의 국익에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국무부 직원들은 “적법한 군사 목표물로 공격 작전 대상을 제한하지 않은 이스라엘의 국제 규범 위반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해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이 정착민들의 폭력과 불법 토지 점유를 지원하거나 팔레스타인에게 과도한 무력을 사용할 경우 미국 가치에 위배된다고 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이 면책권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리티코는 중동지역 근무경험있는 2명의 중간 간부급 외교관이 이번 메모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다만 메모에 직원들의 추가 동참 서명, 국무부 정식 반대의견으로 접수 여부 등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국무부 직원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맞서 정의를 추구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 한 달동안 어린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1만명이 희생된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들은 “이렇게 많은 민간인 사망자에 대한 미국의 ‘용인’은 오랫 동안 국제질서를 준수했던 미국 정책에 의구심을 남긴다”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무부 정치군사국에서 의회 및 대외 업무를 담당하던 조시 폴은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 무기 지원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더 큰 고통으로 이어지고 과거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 같아서 두렵다”며 지난 달 사표를 제출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동을 오가면서 중재노력을 펼치면서도 바이든 행정부 외교정책에 우려를 표명하는 국무부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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