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쪽으로 마음은 기우는데…” 키움 19세 한국판 이도류에게 다가온 선택의 시간, 일단 욕심은 버렸다 [MK원주]

“아직 감독님에게는 말씀 안 드리고, 수석코치님에게만 말씀 드렸어요.”

키움 히어로즈 김건희(19)는 온양중-원주고 졸업 후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서 1라운드 6순위 지명을 받아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투수와 타자를 모두 겸할 수 있는 선수로 주목을 받았던 김건희는 데뷔 시즌 투수와 타자 포지션에서 모두 뛰는 영광을 부렸다. 홍원기 키움 감독으로부터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성적은 생각했던 것만큼 좋지는 않았다. 투수 1군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 22.50, 퓨처스리그 14경기 2승 1홀드 평균자책 9.69였다. 타자로는 1군 9경기 타율 0.182 2안타, 퓨처스리그 47경기 0.254 35안타 1홈런 19타점 14득점을 기록했다.

홍원기 감독은 시즌 중후반에는 타자에 집중하겠다고 말을 했었지만, 시즌 종료 후에는 투수와 타자 훈련 모두 겸하고 있다. 그렇지만 김건희는 곧 투수와 타자, 둘 중 하나를 택해 하나에 집중하려 한다.

6일 강원도 원주시 태장 야구장에서 진행 중인 키움 마무리캠프 현장에서 만난 김건희는 “현재 두 포지션 모두 훈련을 소화하고 있지만 욕심을 내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걸 찾으려 한다. 둘 다 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좋은 것만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만약 투수와 타자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난 투수 쪽에 마음이 기운다. 투수에 있을 때 승부욕이나 자신감이 더 큰 것 같다. 또 연습을 하다 보면 더 잘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도 생긴다. 그렇지만 내 생각인 것이다. 아직 감독님에게는 말씀 안 드리고 수석코치님에게만 말씀을 드렸다. 내년 스프링캠프나 내년 시즌 들어가기 전에는 어떤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투수 김건희에게 필요한 점과 장점은 무엇일까.

그는 “분석 팀에서는 봤을 때는 수직 무브가 좋다고 하셨다. 또 구속이 늘어나는 것도 보인다. 필요한 건 제구력이다. 작년에도 타자들과 승부할 때 볼볼볼을 던지는 경우가 많았다. 제구력이 안 잡히다 보니 어려움을 겪었는데, 제구력을 갖추는 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작년에는 신인으로서 마무리캠프를 소화했다면, 올해는 전준표-김윤하 등 후배들을 맞은 2년차 선배로서 마무리캠프에 임하고 있다.

김건희는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먹는 것도 조절하고 살도 빼려 한다”라며 “작년에는 신인이었고, 또 아무것도 몰랐다. 그러나 이제는 2년차다. 후배들도 들어온 만큼, 스스로 찾아서 하려 한다. 몸 관리도 더 잘하려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유망한 신인 투수인 전준표, 김윤하에게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그는 “준표랑 윤하, 그리고 (김)동규랑 야간 훈련을 같이 하는데 동생들이 ‘형, 그건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라고 피드백을 줄 때가 있다. 너무 고맙더라. 선배가 먼저 다가가야 하는데, 후배들이 먼저 다가온다. 그래서 나도 ‘진심으로 다가가 배워보자’라는 마음이다. 충분히 능력이 좋은 친구들이라 하나씩 빼먹으려 한다. 나에게 많은 걸 알려주면 난 또 맛있는 걸 많이 사준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김건희는 “난 팀이나 감독님에게 감사한 게 데뷔 시즌 1군에서 투수로도 나가고, 타자로도 나가 데뷔 안타도 때려봤다. 그때 팬분들의 함성을 들은 게 나에게는 큰 경험이 됐다. 2년차가 된 만큼 마음을 독하게 먹으려 한다. 내년 시즌에는 1군에서 형들과 많이 뛰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원주=이정원 MK스포츠 기자

[원주=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