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 골 취소' 외로웠던 손흥민, 평점 6.1..."골 넣을 자격 있었는데"
[OSEN=고성환 기자] 캡틴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이 최전방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패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토트넘은 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서 첼시에 1-4로 역전패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지, 두 명이나 퇴장당한 게 뼈아팠다.
이로써 시즌 첫 패를 맛본 토트넘은 승점 26(8승 2무 1패)에 머무르며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맨체스터 시티(승점 27)가 그대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런던 더비' 승자가 된 첼시는 승점 15(4승 3무 4패)을 만들며 10위로 점프했다.
손흥민은 이날도 선발 출전했다. 그는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았다. 브레넌 존슨-제임스 매디슨-데얀 쿨루셉스키, 이브 비수마-파페 사르, 데스티니 우도지-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뒤를 받쳤다.
출발은 좋았다. 토트넘은 전반 6분 행운이 따른 선제골로 일찌감치 리드를 잡았다. 오른쪽에서 때린 쿨루셉스키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크게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이후로는 악몽 같은 밤이었다. 전반 27분 로메로가 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내다가 엔소 페르난데스의 발목을 거칠게 밟았다. 마이클 올리버 주심은 직접 온필드 리뷰를 본 뒤 페널티킥과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했다.
콜 파머가 키커로 나섰고, 그의 슈팅은 비카리오 손에 맞고 들어가며 동점골이 됐다. 순식간에 리드도 잃고, 선수도 잃게 된 토트넘. 10명으로 싸워야 하는 토트넘은 곧바로 존슨을 빼고 에릭 다이어를 투입하며 수비 라인 정비에 나섰다. 다이어의 올 시즌 첫 출전이었다.
치명적인 부상 악재까지 연달아 닥쳤다. 핵심 미드필더 매디슨과 핵심 수비수 반 더 벤 모두 부상으로 쓰러졌다.
전반 41분 매디슨이 혼자 발목을 잡고 드러누웠고, 3분 뒤엔 반 더 벤이 스프린트하던 도중 오른쪽 허벅지 뒷쪽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급하게 달리다가 햄스트링 근육에 문제가 생긴듯했다. 토트넘은 급하게 두 선수를 빼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우측 풀백 에메르송 로얄을 넣었다. 반 더 벤은 절뚝이며 의료진 부축을 받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9분 우도지까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경기장 위 토트넘 선수는 9명이 됐다. 이미 옐로카드를 받았던 그는 무리한 태클로 라힘 스털링을 넘어뜨리며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수비 라인을 극단적으로 높이 올렸고, 비카리오의 선방쇼로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끝까지 버틸 순 없었다. 뒷공간을 노출한 토트넘은 니콜라 잭슨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손흥민은 최전방 넓은 지역을 홀로 커버하며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팀 패배를 막을 순 없었다. 토트넘이 후반 들어 4-3-1 포메이션으로 대형을 꾸리면서 손흥민이 외로울 수밖에 없었다.
도와줄 동료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손흥민의 클래스는 돋보였다. 혼자서 공격진 3인분을 맡던 그는 후반 추가시간 첼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손흥민은 단독 드리블로 공을 몰고 올라간 뒤 수비 4명을 달고 왼발 슈팅을 날렸다. 최대한 구석으로 꺾어찬 날카로운 슈팅이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간발의 차로 득점이 취소되는 불운까지 따랐다. 손흥민은 전반 13분 존슨의 얼리 크로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사르-비수마-존슨으로 연결되는 깔끔한 전개에 이은 손흥민의 정확한 슈팅이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 끝에 아슬아슬한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비록 골은 되지 못했지만, 손흥민의 마무리에 영국 'BBC'도 감탄했다. BBC 소속 알렉스 하웰 기자는 "골을 넣을 자격이 있는 손흥민의 움직임이었다. 벼락 같은 골이었다. 첼시에 대한 또 하나의 경고"라고 평가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6.1점을 줬다. 팀이 두 명이나 퇴장당하면서 활약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90분 동안 유효 슈팅 2회(2/2), 패스 성공률 86%(12/14), 롱패스 1회(1/1), 가로채기 1회, 피파울 1회 등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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