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트럼프, “재판은 선거개입” 주장…판사 “정치집회 아냐” 제동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그룹의 자산가지 조작 의혹에 관한 민사 재판에 출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을 두고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하며 판사와 검찰 측과 정면 충돌했다.
이날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을 담당한 아서 엔고론 판사를 겨냥해 공격적인 발언을 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앞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은행 대출 등을 손쉽게 하기 위해 2011~2021년 사이 뉴욕의 저택과 아파트, 빌딩, 골프장 등 다수의 자산 가치를 20억달러 이상 부풀린 의혹이 있다며 뉴욕주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서 검찰 측 심문에 장광설을 늘어놓아 판사로부터 여러 차례 제지를 받았다. 그는 재판이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사기는 내가 아니라 법원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또 판사를 향해 “(재판은) 선거 개입이다. 당신은 나를 하루 종일 법정에 있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자신이 소유한 마러라고 리조트와 스코틀랜드 애버딘의 골프장 등의 자산 가치를 자랑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계속되자 엔고론 판사는 발언을 짧게 할 것을 여러차례 주문하다가 결국 “이것은 정치집회가 아니다.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발언 자체를 제지하기도 했다. NYT는 74세의 엔고론 판사가 그동안 누구도 하지 못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멈추려는 일을 시도했고, 재판 도중 양측이 서로 인상을 찡그리거나 비웃음을 주고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 일부 개입했음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 측의 추궁에 “내가 어떤 경우에는 몇 가지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는 검찰이 제기한 자산 가치 조작 의혹에 일부 개입한 적이 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내 일은 회계사들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것을 주도록 사람들에게 말하고 승인한 것 뿐이다”라면서도 “우리는 소송당하지 않아도 되는 면책 조항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법원에 낸 고소장에서 재무제표의 면책 조항에 대해 회계사들이 보다 엄격한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준수해야 할 특정 의무를 면제해 줄 수는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등에게 허위 및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자산평가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제임스 검찰총장은 이날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그는 횡설수설했고 모욕을 퍼부었지만, 우리가 예상했던 것”이라며 “서류 증거들은 그가 자산을 거짓으로 부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8일 이어지는 재판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가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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