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금값 새 역사 쓴다"…'금광 공룡' CEO의 예언

장서우 2023. 11. 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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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금 채굴 기업인 뉴몬트의 톰 팔머 최고경영자(CEO)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갈등으로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팔머 CEO는 "이번 인수‧합병(M&A)은 금 업계뿐 아니라 광산 업계에서도 가장 큰 규모"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금광 절반이 뉴몬트의 포트폴리오로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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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팔머 뉴몬트 CEO, FT 인터뷰 발언
'긴축 사이클 종료' 시그널도 상승 압력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금 채굴 기업인 뉴몬트의 톰 팔머 최고경영자(CEO)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갈등으로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팔머 CEO는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금값이 새 역사를 쓰는 시나리오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를 위해선, 그다지 좋은 시나리오들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현재까지 금 선물 가격은 10%가량 올라 트로이온스(약 31g)당 약 1992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상승분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러나 일부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이번 중동 분쟁에 더 많은 아랍 국가가 참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팔머 CEO는 “지난 몇 주 동안 우리가 (중동에서) 본 일들은 금값이 현재의 수준까지 오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라고 했다. 다만 그는 “올해 들어 금값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배경에는 여러 펀더멘털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본다”며 “안타깝게도 전 세계에서 금값을 밀어 올리는 이벤트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톰 팔머 뉴몬트 CEO. (자료=뉴몬트 홈페이지)

금값을 떠받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사이클에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감이 커졌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통상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금리를 함께 끌어내려 금과 같이 수익률이 낮은 자산의 매력도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Fed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두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을 내리며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이 밖에도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800만t의 금을 사들였다.

금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타격이 컸던 2020년 8월(트로이온스당 2072달러)이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안전자산에 투자 수요가 몰리며 금값이 상승세를 나타낸다. 올해 초 미국이 ‘은행 위기’로 신음할 당시에도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에 가깝게 치솟았었다.

금 선물 가격 추이.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뉴몬트는 최근 호주 금광업체인 뉴크레스트를 인수하며 ‘금광 공룡’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190억달러(약 24조7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이번 딜은 글로벌 금광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다. 뉴크레스트가 보유하고 있던 구리 광산까지 확보하게 된 뉴몬트는 ‘에너지 전환’이라는 전 세계적 트렌드에서도 핵심적인 지위를 확립하게 될 전망이다. 구리는 모든 전기화 기술의 초석이 되는 구리는 청정에너지 기술 상용화를 위한 핵심 광물로 꼽힌다.

팔머 CEO는 “이번 인수‧합병(M&A)은 금 업계뿐 아니라 광산 업계에서도 가장 큰 규모”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금광 절반이 뉴몬트의 포트폴리오로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값 상승에 따라 포트폴리오에 금을 편입시키고자 하는 패시브 펀드들이 늘어날 것이며, 이에 대한 뉴몬트의 익스포저(노출도)도 커질 거란 관측이다. 다만 팔머 CEO는 추가 M&A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뉴크레스트가 운영하던) 5개 금광을 뉴몬트에 안정적으로 통합하고, 시너지를 내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달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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