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점령한 유통업계…"스토리의 힘"
현대백화점, 디즈니스토어 매장 확대
제품 기능뿐 아니라 '스토리텔링' 중시
디즈니 팬덤을 겨냥한 유통가의 마케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스타벅스는 미키·미니를 입힌 음료를 두 달간 95만잔 팔았고, 현대백화점이 오픈한 디즈니스토어는 월평균 매출 6억원대를 기록했다. 제품의 기능뿐 아니라 스토리까지 중시하는 소비행태가 떠오르면서, 디즈니 영화 속 캐릭터 협업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콜드브루에 미키모양 입혔을 뿐인데
7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디즈니 프로모션 기간(9월 12일~11월 1일)동안 판매했던 음료 2종을 총 95만잔 판매했다. 행사 기간 동안 하루 평균 2만잔이 팔린 셈이다. 디즈니 협업 MD도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디즈니 협업 MD 출시 첫 날인 10월 5일에는 평소 MD 판매량보다 20%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오픈런도 발생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A씨는 디즈니 MD를 구매하기 위해 오전 7시 스타벅스 매장 오픈런을 했다. 디즈니 텀블러와 미키 모양 마카롱을 구매했다. A씨는 "기존 마카롱 가격보다 비싸지만, 디즈니 캐릭터를 워낙 좋아해 샀다"며 "텀블러도 4만대에 달하지만,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미키마우스 키링을 사기 위해 매장 오픈 20분 전에 방문해 줄을 섰던 B씨는 원하던 제품 품절돼 구매하지 못했다. B씨는 "인기가 많을 거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바로 앞에서 키링이 소진돼서 아쉬웠다"며 웃음 지었다.
디즈니 스타벅스 굿즈의 인기에 중고시세는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스타벅스 오텀 디즈니 조이풀 미키 키링은 판매가격이 1만8000원이었지만, 온라인 중고판매 시세는 5만원에 달한다.
이번 디즈니 프로모션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됐지만, 일부 MD는 국내에서만 출시됐다. 시세가 2배 이상 뛴 오텀 디즈니 조이풀 미키 키링도 국내 한정 제품이다. 이런 점이 국내 디즈니 팬들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전 연령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행복한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상품들을 선보였고, 평소 접하지 못한 상품이라 많이 관심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도 '디즈니' 단장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 국내 첫 디즈니스토어를 열었다. 2년 동안 월트디즈니 측과의 협상 끝에 이룬 성과다. 반응도 좋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국내 1호점으로 문을 연 디즈니스토어의 월평균 매출은 6억원대에 달한다. 주중 평균 500여 명, 주말 평균 2000여 명, 월평균 3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더현대서울에 선보인 디즈니 판타지 스튜디오에는 열흘간 10만여 명이 몰렸다.
현대백화점은 추가적으로 매장을 열면서 현재까지 디즈니스토어 4개를 오픈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과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위치한 디즈니스토어 규모는 각각 553㎡(약 167평), 442㎡(약 134평)에 달한다. 각 매장은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의 다양한 완구, 라이프스타일 상품과 수집 용품 약 1500여 종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내년까지 총 10개 매장을 열 계획"이라며 "향후 5년 내 20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디즈니 활용하는 이유
학계에서는 디즈니 상품 인기에 대해 제품의 기능뿐 아니라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디즈니는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어린아이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디즈니 영화와 캐릭터들에 대한 추억이 있다.
여기에 희소성 있는 아이템을 소장하려는 키덜트(어린 시절의 감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면서 디즈니 IP를 이용한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IP 콘텐츠를 활용해 다른 기업·브랜드와 차별화를 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노력도 '디즈니 콜라보 열풍'의 주 요인이다. 특히 디즈니는 디즈니, 마블, 픽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IP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어 팬덤도 크다. 수많은 IP 중에 '하필 디즈니'여야만 하는 이유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품의 기능뿐 아니라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해진 시대"라며 "수많은 영화를 기반으로 스토리가 있는 디즈니 캐릭터를 결합할 경우 기존 상품에 테마가 입혀지면서 스토리텔링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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