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명 퇴장에도 라인 올린 토트넘, 무모했던 상남자 전술

이재호 기자 2023. 11. 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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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가 퇴장당했다. 그리고 로메로의 중앙 수비 파트너 미키 판더벤이 부상,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럼에도 토트넘 훗스퍼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혀 라인을 내리지 않고 중앙선까지 높이 올리는 '상남자식' 전술을 고수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수비 뒷공간을 노리던 첼시에 끝내 당하면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선택은 무모한 것이 되고 말았다.

ⓒAFPBBNews = News1

토트넘 훗스퍼는 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5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2명이 퇴장당하며 1-3으로 역전패했다.

전반 6분 중원에서 토트넘의 파페 사르가 오른쪽으로 달려가는 데얀 쿨루셉스키를 보고 패스했고 쿨루셉스키는 오른쪽에서 공을 잡고 중앙으로 들어오며 박스안에서 왼발 슈팅을 했고 이 공이 첼시 수비수 레비 콜윌 맞고 굴절돼 첼시 골문으로 빨려들어가 선제골이 됐다.

토트넘의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공을 걷어내다 첼시의 엔소 페르난데스의 발목을 가격해 다이렉트 레드 카드와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첼시는 콜 파머가 키커로 나서 왼발로 PK 성공시켜 전반 35분 1-1 동점이 됐다.

전반 막판 중앙 수비수 미키 판더벤과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부상으로 이탈한 토트넘은 후반 9분에는 데스티니 우도기마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면서 9명으로 싸우게 됐다. 9명의 토트넘은 여전히 높은 라인에 전방 압박을 고수하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첼시 라힘 스털링의 패스에 이은 니콜라스 잭슨의 문전 왼발 슛에 의해 후반 30분 1-2 역전당했고 후반 추가시간 4분과 7분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잭슨의 연속골로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토트넘은 11경기만에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토트넘은 전반 33분 로메로의 다이렉트 퇴장, 후반 10분 우도기의 경고누적 퇴장으로 인해 9명이서 경기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이미 전반 막판 매디슨과 판더벤이 부상으로 이탈했기에 토트넘이 이대로 무너져도 이상치 않았다. 그리고 남은시간을 수비만 하다 버텨도 어쩔 수 없어 보였다.

하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전술을 바꾸지 않았다. 기존 높은 위치에서 수비 라인을 형성해 전방에서 강력한 전방압박을 펼치는 전술을 9명이 되어서도 유지했다. 원래 이 전술은 매디슨의 날카로운 스루패스와 판더벤의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 뒷공간 커버가 되기에 가능한 전술인데 매디슨이 없고 판더벤보다 느린 에릭 다이어가 들어왔음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술을 유지했다.

당연히 토트넘의 수비 뒷공간은 뻥뻥 뚫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굴리예모 비카리오 골키퍼는 수비 뒷공간 패스가 투입될 때 박스 밖으로까지 올라와 태클로 공을 저지하거나 일대일 수비시에는 얼굴로 선방을 해내는 등 어떻게든 버텨냈다. 시즌 첫 경기를 뛴 에릭 다이어도 투혼의 수비를 했고 에밀-피에르 호이비에르는 골대 안에서 골이 되는 공을 걷어내며 골을 막기도 했다.

토트넘은 후반 중반까지 어떻게 해서든 버텨냈다. 첼시는 집요하게 라힘 스털링과 니콜라스 잭슨을 이용해 토트넘의 넓은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지만 선수단의 골 결정력 부족으로 지독히도 골을 넣지 못하다 후반 막판에야 완전히 지친 토트넘 선수단의 뒷공간을 파고든 잭슨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승리할 수 있었다.

ⓒAFPBBNews = News1

이탈한 4명의 선수들은 달라진 토트넘을 상징하는 선수들이었다. 미키 판더벤과 제임스 매디슨, 데스티니 우도기는 올시즌 들어온 새로운 선수들로 판더벤은 빠른 스피드로 뒷공간 커버, 매디슨은 도우미 역할, 우도기는 인버티드 풀백으로 중앙으로 들어오며 공격에 관여하는 역할로 토트넘 전술의 핵심이었다.

로메로는 월드컵 우승을 한 주전 센터백으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라고 대놓고 못박았을 정도로 중요한 선수였다.

이런 선수들이 나가고 심지어 9명으로 11명에 맞서는 상황에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무모하게도 기존 전술을 유지했고 그러다 그 약점이 노출당해 패하고 말았다. 약해졌어도 가드를 내리지 않는 모습은 멋있었지만 그렇다고 패배마저 아름답긴 어려운 토트넘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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