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재 양천구청장 "힘들수록 복지 두텁게…교통·인프라 총력"
약속 지키는 'CEO 구청장'…구청 이전 검토 등 재건축 정비·스마트시티 조성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김기훈 기자 = 이기재 서울 양천구청장은 내년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건전 재정을 편성하면서도 복지 예산은 더 늘려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챙기고 주민에게 꼭 필요한 중점 사업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인구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도시 기반시설 공공인프라를 확충하고 '신월사거리역' 신설과 경전철 도입 등 지역 숙원사업 해결을 강력히 추진할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지난 1일 구청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내년에 세수 결손이 예상된다. 복지 예산마저 줄어들면 제일 힘들어지는 것은 사회적 약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 세입이 약 25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복지 예산은 축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액할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경제 상황의 '겨울'에 대비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 적립해 놓은 자금을 끌어와 안정적으로 운용할 것이라면서 "재정은 허리띠만 졸라맨다고 좋은 건 아니다. 구민을 위한 안전 사업과 꼭 필요한 주요 중점사업에는 아낌없는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앙정부의 기조에 맞춰 세금 낭비를 막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예산을 적기·적소에 배분·집행하겠다는 원칙은 분명히 했다.
무분별한 현금성 지원과 포퓰리즘적 지원은 지양하고 확실히 정책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검증된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신규 사업보다는 이미 검증된 사업을 대상도 확대하고 좀 더 두텁게 지원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효과가 없는 사업은 시범 사업 단계에서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찬 가짓수는 많지만 정작 먹을 게 없는 상보다는 가짓수는 적어도 실속 있는 상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시급한 현안 과제로는 공공인프라 확충을 꼽았다.
구에 따르면 목동아파트 11개 단지와 신월동 신월시영아파트, 신안파크 등 총 14개 단지가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해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고, 노후주택 재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인구 유입이 예상돼 공공시설 확충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 구청장은 "목동아파트를 중심으로 지구단위 계획이 통과돼 정비 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목동아파트 사이 중심축의 기업과 상업 지역에 대한 지구단위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뿐 아니라 구청 청사, 문화회관, 복지관 등 공공 편의시설 인프라가 모두 30년이 넘었다"며 "공공 청사나 공공시설에 대한 인프라 확충 계획을 짜고 있다"고 했다.
구청 청사는 전문가 용역을 거쳐 현 청사를 새롭게 재건축하는 방안과 목동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이 구청장은 특히 교통 인프라의 선제적 확충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규모 주거 공간이 계획될 때 미리 이동 교통량을 예측해 도로망을 조성하고, 대중교통수단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목동아파트 내외부 교통 개선책으로 교량 신설 등도 검토한다.
이 구청장은 "교통 인프라가 주택 재건축·재개발 속도를 못 따라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우려된다"며 "영등포로 연결되는 교량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경전철 등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민을 위해 꼭 필요한 공공시설 확충에도 나선다. 시대 변화와 주민 생활수준 향상에 맞춘 구와 동 청사의 개선·보수, 학교·사회복지시설 설치 등이다.
단순히 구의 노력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과제도 많다.
경전철 사업이나 지하철 2호선 지선의 신월사거리역 신설을 위해서는 서울시나 국토교통부, 그리고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 구청장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도시공학 박사로 여당 내에서 인정받는 도시계획 전문가라는 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손꼽힌다.
목동운동장 일대 개발에 대해서는 서울시의 협력을 끌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면담해 시가 계획을 세워 주도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고 서울시가 제안을 받아들여 내년 용역에 들어간다"며 "이번 용역으로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에 이어 '서남권 랜드마크'를 만드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또 "그동안 구 단위에서만 거론됐던 목동운동장 일대 개발 사업에 서울시가 전면적으로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부연했다.
서울시는 서부권 균형발전전략계획 수립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1월 용역을 발주하고 2025년까지 타당성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목동운동장과 유수지 일대는 서울을 대표하는 스포츠공원 및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양천구는 미래형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노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양천 전역에 '디지털 트윈'(가상모형) 데이터 구축을 완료했다. 미래형으로 변화하는 도시공간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 재난,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자치구 최대 규모의 통합관제센터도 이전·확장을 끝내고 이달 말 개청식을 연다. 관제 인력을 늘리고 노후 장비를 교체해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이 구청장은 구정 운영과 관련해 '꿩 잡는 게 매'라는 표현으로 실용주의 철학을 내세우면서 "CEO 구청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구청장의 권한은 작지만 역할은 무한대"라며 주민 편의와 복지를 위한 중점 사업과 관련해 "어떤 방법으로든 실제 사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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