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댄서와 유아차

박하늘 기자 2023. 11.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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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댄서는 두가지 뜻이 나온다.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핑계고' 박보영 편에 나온 '유아차' 자막을 보며 제작진이 세심하다는 생각을 하는 한편 개인적인 반성을 했다.

유아차가 '페미니스트 검증'으로까지 확산한 것은 놀라웠다.

유아차에 '굳이', '유난'이라는 반응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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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늘 천안아산취재본부 기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댄서는 두가지 뜻이 나온다. 무용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그리고 손님을 상대로 사교춤을 추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

분명 두번째는 부정적 인상을 주는 뜻이다. 어원은 나와 있지 않다. 1950년대 무도장에서 남자손님에게 돈을 받고 같이 춤을 춰주던 여성에서 생긴 말이라 짐작한다. 지금의 댄서가 가진 위상, 그리고 성인지에 맞지 않다. 두번째 뜻 앞에 '고어(古語)'라는 단서를 붙여주는 편이 나아 보인다.

사전에 '직업여성'은 있지만 '직업남성'은 없다. 유흥업에 종사하는 남성이 있는데도 말이다. 순화되지 않은 성차별적 단어는 여전히 많다.

우리 사회는 차별을 거부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바로 잡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성(性)'과 관련한 차별엔 관대함이 사라지는 듯하다.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핑계고' 박보영 편에 나온 '유아차' 자막을 보며 제작진이 세심하다는 생각을 하는 한편 개인적인 반성을 했다. 출연자가 말한 비표준어나 외래어를 자막으로 정정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때론 순화어로 바꾸기도 한다. 유아차가 '페미니스트 검증'으로까지 확산한 것은 놀라웠다.

가끔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젠더 이슈가 부상 한다. 충남지식산업센터의 화장실 기사가 그러했다. 2023년 준공한 이 건물엔 화장실 문이 없다. 남녀화장실은 단 40㎝ 떨어져 있다. 남자화장실에서 여자화장실 소리가 들릴 정도다. 남녀 불문, 이용자의 수치심은 당연하다. 본질은 충남도가 혈세 300억원을 들여 지은 공공건물이라는 점이다. 설계 도중 배리어프리 인증이 필수라는 것을 알고 급하게 변경한 것이 화장실에 문을 달지 않은 이유였다. 세금 수백억원이 사려 부족하게 사용됐다.

기사는 상당한 관심을 얻었다. 하지만 부각된 것은 "남자화장실도 문이 없다"였다. 젠더 이슈로 흘렀고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반감도 나왔다.

유아차에 '굳이', '유난'이라는 반응이 눈에 띄었다. 이번 논란이 오히려 유아차를 더 보편화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바뀔 수 있다면 굳이 유난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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