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쇼'로 전락한 '서울시 김포구'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김포시의 서울 편입 이슈로 여야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사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엔 같은 당에서도 반대 의견이 제기되면서 김포시민을 비롯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민들의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6일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과 관련해 "실현 가능성 없는 정치쇼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내세운 '김포의 서울 편입'과 관련해 같은 당 소속 광역지자체장이 이례적으로 나서 비판한 것이다.
유 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주민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동의와 협력이 요구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국민의 적극적인 의견수렴과 공감대 형성이 필수"라며 "하지만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주장은 제대로 검토도 안 됐고,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정치공학적인 표퓰리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은 정부는 물론 김포를 제외한 어느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검토나 협의가 없었고 수도방위와 재정, 행정 등에 대한 기본적인 검토도 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론 발표 후에야 '수도권 주민편익 개선 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속도전에 돌입했다. 김포시도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와 간담회 등을 계획하며 서울 편입을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6일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이 직접 만나 논의에 나서기도 했다.
'김포 서울 편입' 이슈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김포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부터 시작해 김포에서 분양 중인 브랜드 아파트와 관련한 소식 홍보 등도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 이슈에서 눈여겨볼 문제는 김포시가 숙원사업으로 꼽아온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안으로 보인다. 김포 골드라인은 일명 '골병라인'으로 불리며 출퇴근 시간대만 되면 지옥철로 변해 호흡곤란의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이 많다. 2량짜리 골드라인의 혼잡률은 무려 최대 285%에 달한다.
골드라인의 폐해는 이미 예견된 사항으로, 과거 중전철로 변경을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교통지옥을 만들어냈다는 혹평을 받는다. 올해 2월 한종우 김포시의회 의원은 "이미 과거부터 잘못된 미래 설계로 인한 실패한 교통정책 때문에 김포시민들에게 고통만을 주고 있는 현실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도 "이미 충분히 예견된 문제임에도 2량짜리 골드라인을 만들어 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중전철 변경을 요구했음에도 누가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포시민의 입장에선 막연하게 서울로 편입이 된다면 찬성할 수밖에 없겠지만, 출퇴근 시 호흡곤란 수준의 고통을 꾸준히 호소해도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지하철 5호선 연장계획이 확정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삽도 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년은 더 걸릴 텐데, 가장 시급한 사안서부터 협치를 보여주지 않고 김포 편입을 들고나와 왈가왈부하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은 지난 9월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발표가 미뤄졌다. 5호선 연장은 서울 방화역~인천 검단신도시~김포 한강신도시를 연결하는 신설 노선 사업으로 정차역을 놓고 인천시와 김포시가 맞서면서 사업이 지체되고 있다. 즉, 연장 사업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구체적인 행정구역 개편 발표에 앞서 적어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검토와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있어야 했다. 여야 사이 발생하는 불필요한 언쟁을 제외하고 국민의 이해 없이 추진되는 정책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또한, 지역민에겐 실망감을 주고, 부동산 시장 수요자들의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순하게 정치적 이슈몰이로 김포시민을 비롯해 국민에게 혼란을 주기보다 신중하고 세심한 논의를 통해 현실성 있는 대책으로 수도권 지역 주민 주거의 질은 높이고, 산재해 있는 현안 중 우선순위를 따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을 맞잡고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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