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의 마음PT] 11월의 요요마 음악…왜 몸과 마음이 편해질까

함영준·마음건강 길(mindgil.com) 대표 2023. 11. 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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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날씨처럼 마음이 좀 음울해질 때 난 첼리스트 요요마가 연주하는 구노의 아베 마리아를 듣는다. 오랜 단짝인 피아니스트 캐서린 스톳의 잔잔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되는 이곡을 들으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금방 평온해지며 작은 기쁨이 찾아온다.

첼리스트 요요마 리사이틀(11월2일, 예술의 전당) /크레디아 제공, 연합

유튜브에는 7년전 녹음된 이 연주곡이 조회수 900만을 육박하며 리스트 맨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커플은 지난 2일 2년 만에 내한, 예술의 전당에서 콘서트를 가졌다. 10여년 전 우울증을 치유할 때 나는 주말이면 산과 숲으로 갔다. 자연 풍경을 바라보고 좋은 공기를 마시며 산을 탔다. 그때 이어폰을 끼고 즐겨 들었던 음악이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 중 ‘순례자의 합창’이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서곡이었다.

그 웅장함과 영혼을 울리는 음악은 푹 가라앉은 마음을 벅차오르게 하고, 서서히 희망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고 간다. 왜 독일의 히틀러가 정치적으로 바그너 음악을 이용해 국민을 선동했는지 이유를 알만 했다.

이토록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활력과 에너지를 충전시켜주기도 하는 묘약이다.

오죽하면 평생 자연을 연구한 생물학자 찰스 다윈(1809~1882)이 말년에 남긴 편지에서 음악에 대해 이렇게 말했을까.

“만약 내가 다시 한번 살 수 있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쯤은 시를 읽고 음악을 듣는 것을 습관으로 삼을 것이네.

이런 취미를 잃은 것은 행복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야. 그리고 우리 안의 감정적인 부분이 약해지면서 지성도 해를 입는 것 같아. 도덕성은 더 말할 것이 없다네.…”

# 모차르트 음악은 경쾌하며, 바흐와 헨델의 음악은 차분해 모두 머리를 좋게 해주는 대표적인 음악으로 꼽힌다. 1993년 미국 UC 어바인의 연구결과 모차르트 음악은 고도로 구조화된 음악으로 학생들의 뇌기능을 향상시키고, 바흐와 헨델로 대표되는 바로크 음악은 박자수가 인간의 이완된 심장박동수와 비슷해 수험생들과 산모, 태아에게 특히 좋다고 한다.

음악은 삶의 충전제다. 마음이 힘든 시절, 나는 자연과 함께 하면서 자주 음악을 들었다./셔터 스톡

요즘 병원에서는 타악기 소리가 섞이지 않은 부드러운 음악이 환자의 심장박동수를 줄이고 고통 정도를 완화시킨다는 점에 착안, 대기실에서 활용하고 있다. 또 편두통을 소리 진동으로 고친다거나, 노래와 관악기 연주로 호흡기・폐질환 환자들을 치료하는 방법도 개발됐다고 한다.

우리가 어렸을 적 배가 아프거나 신체를 다쳤을 때 어머니가 “내 손은 약손”이라며 쓰다듬어주고 흥얼흥얼 노래를 불러주면 고통이 사라지는 경험도, 현재는 ‘음악 치료와 소아 통증’ 이라는 주제의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됐다.

이처럼 음악은 청소년들의 영재교육, IQ 향상, 우울증 및 치매 환자 등 각종 정신 질환자와 일반 환자, 운동선수들의 트레이닝 등에 다각적인 처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음악을 통해 행복한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음 세 가지를 권고한다.

첫째, 아침을 당신이 좋아하는 소리나 음악으로 시작하라.

둘째, 당신 자신만의 ‘음악 보관함’을 만들라.

셋째, 직접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불러라.

특히 하모니카・피아노・기타・색소폰・드럼 등을 직접 연주하면 해당 근육과 뇌 부위가 발달돼 전반적으로 신체는 물론 두뇌 건강이 좋아진다. 기억상실증이나 치매에 걸려 일체를 망각한 환자도 자신이 다루던 악기를 가져다주면 연주를 할 수 있다. 악기와 음악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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