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공범 의혹’ 남현희, 10시간 경찰 조사…질문에는 무응답

손봉석 기자 2023. 11. 7.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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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가 7일 서울 송파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가 전 연인 전청조의 사기 혐의 공범으로 입건돼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후 귀가를 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오후 2시 20분쯤부터 남현희를 사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자정을 넘어 0시 7분쯤 조사를 마치고 변호인과 함께 경찰서를 나온 남현희는 “혐의 어떻게 소명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기 공범 혐의를 부인하며 전씨 사기 행각을 전혀 알지 못했단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전씨와 대질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남씨의 변호인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그동안 전씨를 사기로 고소한 15명은 남 감독을 고소하지 않았지만, 최근 11억원 이상 사기를 당한 전문직 부부가 유일하게 남 감독을 공범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 수익을 숨겨 놓았을 전씨만을 상대하면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봤을 피해자의 심경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남 감독은 전씨 사기 행각을 전혀 알지 못했고, 오히려 전씨에게 이용당했다.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남현희를 전청조의 공범으로 함께 고소하면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커질 거란 판단에서 남씨를 고소 대상으로 삼았다는 주장이다. 남현희 재혼 상대로 소개됐다가 사기 의혹이 불거진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20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26억여원을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 3일 구속이 됐다.

경찰은 송파경찰서를 집중 관서로 지정한 후 전청조 관련 사건 총 12건(고소·고발 11건, 진정 1건)을 병합해 처리했다. 이 중 남현희를 함께 고소한 피해자는 1명이다.

남현희는 줄곧 자신도 사기 행각의 피해자라며 공범 의혹을 부인해왔다. 남현희는 지난달 31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송파경찰서에 전청조에 대해 사기와 사기미수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또 전청조로부터 선물 받은 벤틀리 차량과 귀금속, 명품 가방 등 총 48점을 지난 4일 경찰에 임의 제출했다.

남현희는 지난 2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누구보다 철저히 이용당했고 마지막 타깃이 되기 직전 전씨의 사기 행각이 들통난 것”이라며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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