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세에 밀린 韓 동박, 기술력·공급망으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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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산 저가 동박이 유입되면서 국내 동박 업체들의 실적이 일제히 악화했다.
국내 동박 업체들은 품질과 해외 공급망을 앞세워 향후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중국산 동박이 늘면서 국내 업체들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중국산 대비 품질이 높다는 것도 국내 동박 업체들의 차별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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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 얇은 고성능 동박 앞세워 수요 확보
韓 동박, IRA ‘핵심 광물’ 지정 시 경쟁력
올해 중국산 저가 동박이 유입되면서 국내 동박 업체들의 실적이 일제히 악화했다. 국내 동박 업체들은 품질과 해외 공급망을 앞세워 향후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7일 증권가와 동박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세계 동박(전지박) 공급량과 수요량은 각각 48만톤(t), 45만t으로 예상된다. 공급량이 수요를 소폭 웃도는 것이다. 이는 세계 시장의 3분의 2가량을 공급하는 중국 업체들이 낮은 생산비용 등을 앞세워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섰기 때문이다. 동박 초과 공급 상태는 2024년 2만t, 2025년 11만t, 2026년 8만t, 2027년 6만t 등 향후 4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산 동박이 늘면서 국내 업체들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SK넥실리스는 3분기에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솔루스첨단소재는 2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중국과 수주 경쟁을 하는 국내 동박 업계는 당분간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품질과 공급망 등을 차별화해 중국과의 ‘초격차’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SK넥실리스는 지난달부터 말레이시아 공장의 상업 가동에 돌입했다. SKC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동박 제조원가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 단가가 국내보다 절반 이상 낮고, 인건비도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적다”고 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미 말레이시아에 4만t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내년 초 준공을 목표로 연산 2만t 규모의 5~6공장 증설도 진행 중이다. 유럽 고객 대응을 위해 스페인에도 최근 5600억원을 투자해 3만t 규모의 동박 공장을 준공했다.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유럽에 생산 시설을 보유한 솔루스첨단소재는 현재 헝가리 1공장에서 연산 1만5000t 규모를 생산 중이며, 2만3000t 규모의 2공장도 하반기 양산을 개시했다. 지난달부터는 북미 지역인 캐나다에 연산 2만5000t 규모의 동박 공장을 착공한 상태다.
중국산 대비 품질이 높다는 것도 국내 동박 업체들의 차별화 지점이다. 동박의 품질은 두께와 인장강도, 연신율(동박이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 등으로 결정된다. 중국산 동박의 두께는 10㎛(1㎛는 100만분의 1m) 내외고 국내 동급 제품 대비 인장강도와 연신율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SK넥실리스는 세계 최초로 4㎛ 두께의 동박을 개발했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솔루스첨단소재는 6㎛ 두께의 동박을 양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도 배터리사는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신생 배터리사는 선도 배터리사를 따라잡기 위해 하이엔드(최고 품질) 동박을 찾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역시 한국 동박 업체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조만간 추가 발표될 IRA 핵심 규정에서 동박이 핵심 광물로 지정되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생산해야 각종 혜택을 받는다.
신동환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법인장은 “IRA 세부 지침에 동박이 포함되면 말레이시아 공장의 동박은 아시아로 수출하고, 한국산 동박은 북미로 보내는 등 상황에 맞춰 경영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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