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랑하면 결단하라"는 인요한…지도부·친윤 선택은

"김기현·장제원·권성동 한명만 결단하면 따라와"
당사자들 침묵…민주당에선 6선 박병석 불출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당 지도부와 친윤계를 향한 불출마 압박이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지 관심이 모인다.

인 위원장은 전날(6일) 언론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김기현 대표와 권성동·장제원 의원을 언급하자 "그중에 한두 명만 결단을 내리면 따라오게 돼 있다"며 "대통령을 사랑하면, 나라를 사랑하면, 대한민국 미래가 걱정되면 결단을 내려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일부 인사들에게 전화까지 했다며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지도부와 친윤계는 말을 아끼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이 인 위원장의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 "또 다른 질문 있나"라며 대답을 피했다. 친윤 핵심으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이철규 의원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영남권 중진 의원들 역시 내부적으로 불만은 있지만 공개적 반발은 없는 상황이다. 전날 의총에서도 관련 발언을 한 의원은 없었다고 한다.

앞서 인 위원장의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는 발언에 영남권 의원들이 반발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자칫 앞장서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가 혁신을 거부하는 기득권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영남권 의원은 "영남권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있다"면서도 "인 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한테 수모를 당해가며 열심히 하는데 반대 목소리를 내면 본인들에게 좋을 게 없어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초선 의원 등을 중심으로 혁신위 권고안을 두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어 지도부와 친윤계엔 또 다른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적절한 시기에 김 대표가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처음 당 대표를 맡은 시점부터 결단을 내릴 각오는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영남권 초선 의원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졌을 때 마음가짐으로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인 위원장이 요즘 제일 잘하고 있으니 따라가면 된다"며 "김 대표도 배수의 진을 치고 정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상징적으로 몇 사람은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많다"며 "김 대표도 혁신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민주당에서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6선 박병석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에선 우상호(4선·서울 서대문갑) 의원과 오영환(초선·경기 의정부갑) 의원이 이미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혁신 경쟁에 나선 상황에서 민주당의 인적 쇄신 사례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박 의원은 전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들어갈 때와 나갈 때를 잘 판단해야 한다"며 "제 지역구는 민주당의 험지다. 거기서 낙선 없이 6번 선택받았고 국회의장을 했으면 국회에서 할 일은 다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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