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금지 첫날, 코스피 사상 최대 상승
코스닥, 3년 만에 사이드카 발동
전격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겐 메가톤급 태풍(颱風)이었지만, 개인 투자자들에겐 순풍(順風)이었다. 예고 없이 일요일인 5일 오후에 공매도 금지가 발표되자 외국인들은 6일 주식시장이 문을 열자마자 빌려서 판 주식을 갚기 위해 한국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였다.
외상값을 서둘러 갚으려는 외국인의 순매수 덕분에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66%(134.03포인트) 급등한 2502.37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폭은 국내 증시 역사상 가장 컸고, 상승률도 코로나 사태 이후 각국이 지원책을 쏟아내던 2020년 3월(5.9%) 이후 최대였다. 코스닥도 7.34%(57.4포인트) 급등한 839.45로 거래를 마쳤다. 상승폭은 2001년 1월(61포인트) 이후 22년 10개월 만의 최대였다. 코스닥시장이 과열되자 오전 한때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 발동은 2020년 6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었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2.37%)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91%), 홍콩 항셍지수(1.71%) 등 아시아 증시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기대감 속에 일제히 상승했지만, ‘공매도 금지 특수’가 발생한 한국의 상승폭에는 크게 못 미쳤다.
국내 공매도 계약의 대부분(74%)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1조2000억원가량을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종목별로는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돼 온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 코스닥에서 에코프로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코스피에서 LG에너지솔루션·포스코홀딩스 등도 20% 이상 급등했다.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는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외국인들이 달러를 원화로 바꿔 국내 주식을 사느라 원화 가치가 급등(원·달러 환율 하락)한 것이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1원 급락한 1297.3원으로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화 가치 상승폭이 다른 나라 통화들에 비해 워낙 컸기 때문에 원·엔 환율은 12.6원 하락한 100엔당 867.4원으로 2008년 1월 이후 15년 10개월 만의 최저치로 내려갔다.
공매도 금지 첫날 주가가 급등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온라인 투자 게시판에는 ‘결국 공매도가 증시의 적이었다’ ‘공매도 금지 조치로 공매도가 그간 주가 하락의 주범이었음을 확인 사살한 것’ 같은 글들이 올라왔다. 반면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공매도 금지로 터무니없는 주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이 사라졌다”며 “한국 증시의 선진 지수 편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매도
공매도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다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되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이 나고, 오르면 손해를 본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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