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권 상생금융 확대방안, 시늉에 그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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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를 틈 타 큰 폭의 이익을 낸 금융권이 몸을 바짝 엎드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6일 "금융사 이익 원천이 소비자를 위한 혁신의 결과라기보다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수입 증가"라면서 거들었다.
반면 고금리로 역대급 이익을 쌓은 금융권은 '돈 잔치'를 했다.
금융권에선 "횡재세를 부과하면 건전성이 나빠져 금융 시스템 전체가 취약해진다" "글로벌 통화 긴축 때문에 금리가 올랐는데 왜 우리를 강도 취급하냐"는 항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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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를 틈 타 큰 폭의 이익을 낸 금융권이 몸을 바짝 엎드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의 독과점 시스템을 비판하며 ‘(대출받은) 소상공인이 종노릇을 한다’고 직격하면서다. 국민의힘도 ‘손톱 밑 가시 제거 작업’의 하나로 ‘은행 횡재세’ 도입을 검토 중이다. 횡재세란 전쟁처럼 급격한 환경 변화로 통상적인 수준을 넘는 이익을 올린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고유가로 천문학적인 이익을 낸 정유사에 횡재세 부과가 검토된 적이 있다. 총선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고물가·고금리에 민심이 악화하자 정부가 다시 패를 만지작거리는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6일 “금융사 이익 원천이 소비자를 위한 혁신의 결과라기보다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수입 증가”라면서 거들었다.
금융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진 이유는 사회적 약자의 박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자영업자의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 원대로 사상 최대였다. 코로나 펜데믹 이전인 2019년 12월 대비 358조 원 불어났다. 2분기 가계대출 잔액도 1845조 원대에 이른다.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하단이 4%대로 일제히 올라서면서 돈 빌리기는 더 어려워졌다. 반면 고금리로 역대급 이익을 쌓은 금융권은 ‘돈 잔치’를 했다. 지난해 주요 은행의 평균 연봉은 1억 원을 초과했다. 5대 시중은행은 희망퇴직자에게 1인당 적게는 6억 원에서 많게는 10억 원대 퇴직금을 줬다. 지난해 일반은행(신용조합·저축기관 제외) 생산은 2000년과 비교해 325.4% 증가해 음식점·주점업의 30배에 달했다.
정부여당의 전방위적 압박에 은행들도 상생안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은 금융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약 1000억 원을 추가 투입한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환 대출 공급 확대’와 소상공인 이자 면제 프로그램을 발표했거나 검토 중이다. 반면 김 위원장은 “정부가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80조 원 규모의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미흡하다”며 금융권이 더 체감도 높은 지원책을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시늉’만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은행권이 ‘3년간 10조 원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보증 재원의 승수 효과까지 모두 포함한 ‘부풀리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금융권에선 “횡재세를 부과하면 건전성이 나빠져 금융 시스템 전체가 취약해진다” “글로벌 통화 긴축 때문에 금리가 올랐는데 왜 우리를 강도 취급하냐”는 항변도 나온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금은 급한 불부터 끌 때다. 취약차주가 증가해 빌려준 돈을 떼이면 금융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리스크가 커진다. 오히려 영세상인과 청년층 재기를 파격적으로 도와야 할 시점이다. 정부도 ‘금융판 이익공유제’로 불리는 서민금융 활성화와 함께 과거 정책을 점검해야 한다. 가계대출을 묶는다면서 부동산 규제를 푼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취약계층 금융복지는 두텁게 하면서도 부실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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