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46> ‘자강두천’의 마지막 하모니. 비틀즈 ‘Now And Then’

방호정 작가 2023. 11. 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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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을 드물게 만난다.

2023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비틀즈의 신곡이자 마지막 노래 'Now And Then'이 공개되었다.

비틀즈의 오랜 팬들이라면 이 짧은 노래 한 곡에 숨은 길고 긴 이야기에 감격하고, 이것이 넷이 함께 부른 마지막 노래라는 사실이 슬프고도 고마웠을 것이다.

비틀즈 팬이라서 참 다행이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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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비틀즈 팬이라서…

태어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을 드물게 만난다. 그런 순간은 힘이 ‘쎄서’,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 살아가게 한다. 2023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비틀즈의 신곡이자 마지막 노래 ‘Now And Then’이 공개되었다. 전 세계의 비틀즈 팬들은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태어나길 잘했다.

피터 잭슨이 감독한 ‘Now and Then’ 뮤직비디오 한 장면.


‘자강두천’이란 말이 있다. 사자성어 같지만 ‘자존심 강한 두 천재’를 뜻하는 신조어다. 잘 알려진 예로는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와 존 레넌이 있다. 자존심이 강한 두 천재가 한자리에 있으면 보통 큰일이 생긴다. 엄청난 시너지가 폭발하거나 또는 파국이다. 음악 파트너이자 오랜 친구였던 두 사람은, 둘 다 겪는다. 가장 주목받고 사랑받던 시절 비틀즈는 해체된다.

각자의 길을 가는 동안에도 둘은 노래로 계속 소통을 이어왔다. 노래로 서로를 비난하기도 하고, 진솔한 사과를 건네기도 했다. 요즘 힙합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지는 디스(diss)배틀이라니 역시 시대를 앞서간 뮤지션들답다. 함께 노래를 만들고 부르며 성장한 친구 사이라 노래로 소통하는 것이 더 편하고 익숙했을지도 모른다.

주말 내내 ‘Now And Then’을 반복해 들었다. 뮤직비디오에는 여든이 넘은 폴과 링고가 녹음 스튜디오에서 젊고 깨발랄한 모습의 과거 비틀즈 멤버들과 함께 연주하며 노래하는 모습이 유쾌하게 담겼다. 비틀즈의 오랜 팬들이라면 이 짧은 노래 한 곡에 숨은 길고 긴 이야기에 감격하고, 이것이 넷이 함께 부른 마지막 노래라는 사실이 슬프고도 고마웠을 것이다.

비틀즈 멤버들이 서로에게, 모든 팬에게 전하는 작별인사로 더할 나위 없는 노래다. 존 레넌은 70년대 어느 날 뉴욕의 아파트에서 피아노를 치며 녹음한 테이프에 ‘for paul’이란 메모를 남겼다. 절절한 가사로 짐작컨대 존 레넌은 함께 노래하던 시절이 많이 그리웠던 것 같다.

“모두 당신 덕분이야. 내가 해낸다면 모두 당신 덕분이야.”

비틀즈의 ‘Now And Then’은 긴 세월을 넘어 이제야 도착한 작별인사이자 감사 인사다. 이런 멋진 엔딩을 선사하다니, 과연 전설의 엔딩답다. 비틀즈 팬이라서 참 다행이고 뿌듯하다. 모두 당신들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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