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타대 CMI 몰래 서울行... 인천은 재주만 넘은 곰이었나
인천 송도국제도시에는 글로벌캠퍼스가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명문 대학 캠퍼스들이다. 송도 개발 초기부터 공을 들였다. 경제자유구역은 외국 투자 유치가 핵심이다. 교육 인프라와 국제병원이 필수다. 처음에는 이 같은 외국인 정주 여건 외 목표도 있었다. 당시의 조기 유학 풍조를 겨냥, ‘굳이 미국 유럽으로 유학을 가지 않고도 세계 명문대 학위를 송도에서 딸 수 있다’고 했다.
20여년이 흘러 이제 글로벌한 면모도 갖췄다. 한국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 뉴욕주립대 FIT 등이다. 이에 이르도록 인천은 지원을 아끼지 않아 왔다. 그런데 최근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가 의료혁신센터(CMI)를 서울바이오허브로 보내려 해 논란이다. 지난 2020년 인천경제청과 송도에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유타대 CMI’다. 이를 통해 송도바이오클러스터와 바이오 스타트업의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도 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오랜 노력 끝에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다. 특히 인천시는 내년 상반기 정부의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선정에 올인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유타대 CMI는 서울행이라니.
유타대가 지난달 10일 서울시와 업무협약(MOU)을 하려 했음이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 유타대 CMI를 입주하기 위한 협약이다. 유타대는 이미 지난 7월부터 서울시 및 서울바이오허브 등과 협의를 벌여 왔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서울시의 산·학·연·병 연계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 사업이다. 인천시가 송도에 추진하는 K-바이오랩허브와 유사하다.
이미 서울시는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 유타대 CMI가 들어올 공간을 비워 두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못한 MOU는 올해 안에 다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인천경제청의 문제 제기로 무산한 그 MOU다. 유타대는 지난 10년간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운영비 등으로 100억원 이상을 지원받았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땅 2만2천221㎡에 대한 사용료도 면제받고 있다. 재정 지원뿐만 아니다. 인천시민의 자긍심 어린 성원도 있다.
유타대 측은 이렇게 해명했다. “다양한 대한민국 기업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뿐이다.” “학교와 산학협력단이 있는 인천에 유타대 CMI가 들어서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렇다고 몰래 시도한 서울행이 가려질 수는 없다. 다른 글로벌 대학들에서는 이런 행보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글로벌캠퍼스에 대한 재정 지원은 결국 인천시민들 주머닛돈이다. 인천은 재주만 넘은 곰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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