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 美 로비자금 눈덩이… 정부도 좀 도와야죠

6일 미국 정치 자금 추적 단체 오픈 시크릿에 따르면 삼성은 올 3분기에 미국에서 로비 자금으로 175만5000달러(약 23억원)를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분기(169만5000달러)와 2분기(152만5000달러)에 이어 세 분기 연속 150만달러를 넘으며 이미 지난해 전체 로비 금액(579만달러)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올해 삼성이 미국에서 고용한 로비스트는 66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습니다.
삼성뿐이 아닙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까지 총 334만달러, 현대·기아차는 247만달러를 미국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습니다. 3개 기업을 합치면 140억원이 넘습니다. 한국 주요 대기업들의 미국 내 로비가 크게 늘어난 것은 그만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서 발발한 전쟁으로 전 세계 공급망이 불안정해졌고, 미·중 반도체 갈등도 격화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2016년 트럼프 정권부터 시작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영향이 큽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미국 제조 기업 지원을 우선시하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켰습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에 대한 대대적 투자 약속과 별개로 적지 않은 금액을 정부·의회 로비에 써야 했습니다.
반면 퀄컴·마이크론 등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에 비해 로비 금액이 30%가량 감소했습니다. 중국에도 생산 거점을 둬 미국 눈치를 끊임없이 살펴야 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에 더 많은 로비를 해야 하고, 자국 정부 지원을 보장받은 미국 기업들의 로비 부담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한국 기업의 이런 ‘정성(?)’이 통했는지 최근 미 정부가 삼성·SK가 운영하는 중국 공장에 대해 반도체 장비 반입을 기간 제한 없이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반도체·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 기업 최고의 우군은 미국 정부입니다. 우리 정부도 한국 기업들이 외롭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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