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리 많이 내릴 것… 美 국채 투자할 만하다”

최형석 기자 2023. 11.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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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CIO 뱅상 모르티에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뱅상 모르티에는 1일 인터뷰에서 "현재 연 5.5%까지 오른 미국 기준 금리는 내년엔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넘을 만큼 인하될 것으로 본다"며 "미국 국채가 그만큼 투자할 만하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남강호 기자

“현재 연 5.5%까지 오른 미국 기준금리는 내년에는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넘게 인하될 것으로 본다. 미국 국채가 그만큼 투자할 만하다는 뜻이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뱅상 모르티에는 미국 국채 투자 추천의 이유로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가격이 거의 바닥을 지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일각에선 미국의 고금리가 최대 30년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모르티에 CIO는 내년에 금리가 예상 밖으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아문디는 현재 운용 자산이 2773조원으로 세계에서 열째, 유럽에서 가장 큰 프랑스계 자산운용사다. 1996년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에서 투자 경력을 시작한 그는 작년 2월 아문디의 CIO가 됐다. 다음은 지난 1일 서울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그와 가진 일문일답이다.

- 내년 미 금리 하락 전망의 근거는.

“내년 미국 연착륙 가능성은 65%고, 충격이 아예 없는 ‘노 랜딩(no landing)’ 가능성은 제로(0)%다. 경착륙 확률은 현재로선 35%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50%까지 높아질 것이다. 양호한 경제지표 이면에 부실이 도사리고 있다. 고무줄이 길어졌다 끊어질 때 맞으면 더 아프듯, 경제도 지나치게 부양책으로 연명만 하다 보면 충격이 더 커지게 된다.”

그래픽=김성규

- 미국 국민이 견딜 수 있는 금리 상한선은.

“현재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연 4.6%)와 이에 따른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8%대), 신용카드 금리(20%대)는 미국의 일반 소비자·기업들이 버티기 힘든 수준이다. 미국의 물가상승률과 이를 감안한 실질금리는 각각 최대 3%, 1.5%로 내다본다. 현 국채 금리 수준을 적용하면 실질금리는 이 같은 최대 전망치보다 1%포인트 정도 높다. 금리가 더 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다만 미국의 재정 투입이 지속되고, 미 국채 수요가 마냥 늘 수 없는 점을 볼 때, 코로나 발병 직후 저금리 상태인 2년 전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으로 본다.”

- 미국 사무실 공실 등에 따른 부동산 위기 가능성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은 국내총생산(GDP)의 0.4% 미만이다. 약간의 실패가 예상되긴 하지만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부동산에 대한 전반적인 미국 은행의 노출도 적다.”

- 구글·애플·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는 언제쯤 투자해야 할까.

“미국 빅테크 주가는 너무 비싸다. 몇 주 전 엔비디아 하루 거래량이 유럽 전체 주식 거래량과 비슷했다. 투자자들의 투기적 행태를 보여준다. 현재보다 20~30% 정도 빠져야 투자할 만하다. 미국 주식은 현시점에서 매도를 추천한다.”

- 한국 주식은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 기업들의 지난 2분기 이익 하락률(전년 대비 -53%)은 신흥 시장 중 가장 큰 수준이었다. 하지만 예상 실적(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성장률은 34%로 신흥 시장 중 가장 높다. 현재 한국 주가가 약간 비싸지만 그렇다고 팔 정도는 아니다. 한국에 대해 중립 의견을 유지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 중 일본·대만·인도는 매수를 권한다.”

- 한국으로선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기 침체가, 내리면 외국인 자금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만약 내가 한국은행 총재라면 금리를 추가로 낮추는 실수를 하진 않을 것이다. 한국의 경기 후퇴 상황은 미국·유럽과 비교했을 때 양호한 편이다. 향후 경제 위기를 대비해 금리를 인하할 실탄을 장전하는 편이 낫다.”

- 중국 부동산 위기는 심각한가.

“비구이위안 채무불이행(디폴트) 양상 등을 볼 때 통제가 잘되고 있다. 이는 천천히 진행될 고통이지 당장의 시스템적 위험은 아니다. 부정적 이벤트들도 금융시장에 거의 반영됐다. 다만 중국 경제가 내수 중심의 안정적 궤도를 타는 데 1~2년이 걸릴 것이다.”

- 투자를 책임진 자산 규모가 2800조원으로 매우 크다.

“겸손하고 고객을 배려하고, 시장 질서를 해치지 않는 투자를 하려고 노력한다. 주가의 바닥과 정점을 알 수 없으므로 투자와 환매도 몰방 대신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 꾸준한 투자로 평균 수익률을 따라가는 것이다. 넣다 빼다를 반복하면 돈을 잃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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