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의이책만은꼭] 서울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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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고양, 광명, 구리, 하남 등 서울에 인접한 다른 도시도 '서울특별시 자격증'을 놓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시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영향력이 주변 도시들로 퍼져 나가고, 서울시와 주변 도시가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를 이룩하면서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갈등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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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편입 논란, ‘특별시 자격증’ 놓고 욕망 표출
도시 문헌학자 김시덕의 ‘서울 선언’(열린책들 펴냄)에 따르면, 서울의 지리적 변화와 인구 증가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규모와 속도로 이루어졌다.
해방 이후, 서울 면적은 136㎢에서 605㎢로 약 4.4배 증가했고, 서울 인구는 약 9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11.5배 늘어나 뉴욕, 도쿄, 베이징, 싱가포르, 파리 등을 능가하는 인구밀도를 보이게 되었다.
일제 강점 초만 해도 사대문 안팎과 용산 일대에 불과했던 서울은 필요할 때마다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경기도 지역을 잠식하면서 메가시티로 성장해 왔다. 1936년 서대문, 마포, 영등포 등이, 1949년 강북, 광진, 구로, 은평 등이 서울이 되었고, 특히 1963년 관악, 노원, 도봉, 양천, 중랑, 강남 3구 등이 대거 서울에 편입되면서 현재 모습을 갖추었다. 저자는 이를 ‘대서울’이라고 부른다.
서울은 아직 만들어지는 중이다. 궁궐과 왕릉, 양반들 저택과 정자로 이루어진 조선 한양은 서울 시민의 삶과 아무 관련이 없다. 서울을 이해하려면 사대문 안보다 잠실, 중계, 개포, 영등포, 은평 등 서울 변방과 그 너머에 있는 부천, 평촌, 일산, 분당 등에 주목해야 한다. 현대 한국의 변화는 서울 끝에 더 집약적으로 반영돼 있고, 이곳에서 펼쳐진 삶의 풍경이 20세기 이후 서울을 더 선연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조선의 한양이 확장되면서 대한민국의 서울로 바뀌어 온 급진적 변화 과정은 과거에 갇히지 않은 서울의 눈부신 역동성을 여는 동시에 서울이라는 지역 정체성, 서울 시민이라는 문화적 자의식의 미성숙을 초래했다. 은평과 송파는 함께 서울에 속해 있으나 생활의 교류가 거의 없고, 도봉과 영등포 역시 별다른 사회문화적 접점이 없다. 어디까지가 서울인지, 무엇이 서울다움을 보여주는지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서울의 범위를 행정구역에 한정해서는 서울의 본질을 포착할 수 없다. 서울시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영향력이 주변 도시들로 퍼져 나가고, 서울시와 주변 도시가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를 이룩하면서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갈등하는 것이 현실이다.
고양, 과천, 광명, 구리, 김포, 부천, 성남, 안양, 하남 등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확대된 서울 시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저자가 전체로서 서울을 이해하기 위해 서울과 그 주변 도시를 구석구석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그 역사적 흔적을 복원해 기록한 이유이다.
저자에 따르면, 대서울의 길은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서울 끝에서 서로 어우러져 새로운 서울을 이룩한 길이면서 서울 발전에 방해되고 보기 좋지 않다고 생각한 시설과 사람을 경기도로 밀어내 온 역사다. 동시에 그 길은 서울에서 밀려난 신도시 주민들이 원주민을 몰아내고 그 정체성을 박탈하면서 여전히 서울을 욕망해 온 역사이기도 하다. 김포의 서울 편입을 둘러싼 논란은 그 욕망의 풍경을 선명히 드러낸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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