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 6곳 중 5곳 앞서... 美대선 지금 하면 트럼프 승리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3. 11. 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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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통 지지층’ 흑인·라틴계 바이든 등 돌려
“현대 정치판에서 보기 힘든 상황”
역시 문제는 경제, 고령 이슈도 영향 미쳐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

2024년 11월 5일 열리는 미국 대선을 1년 앞두고 당락을 좌우할 주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경합주) 여섯 곳 중 다섯 곳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7) 전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81) 대통령을 앞선다고 나타났다. 최근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가 바이든을 앞선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상황과 바이든의 고령 논란 등으로 전통 민주당 지지층의 바이든 지지율이 급락한 가운데 연방검찰 기소 등 여러 ‘사법 리스크’에도, 이탈한 표심이 트럼프 쪽으로 쏠리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3일까지 여섯 경합주의 등록 유권자 36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평균 지지율은 트럼프 48%, 바이든 44%였다. 대선 결과를 좌우할 경합주 여섯 곳 중 위스콘신을 제외한 미시간·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 등 다섯 주에서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우세했다. 바이든은 2020년 대선 때 여섯 경합주에서 모두 승리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기자 회견을 준비 중인 모습. 트럼프는 연방검찰 기소 등 여러 ‘사법 리스크’에도 내년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경합주 여섯 곳 중 다섯 곳에서 바이든보다 우세하다고 조사됐다. /AFP 연합뉴스

미 대선은 주별로 승리하는 후보가 해당 주에 속한 선거인단 표를 모두 가져가는 승자 독식 방식으로 치러진다. 매사추세츠·캘리포니아 등 전통적인 민주당 우세주와 텍사스 등 공화당 우세주는 대체로 지지해온 당의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주기 때문에 공화당·민주당을 오가는 스윙 스테이트가 캐스팅 보트(결정권)를 쥐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여론조사가 대선까지 이어질 경우 트럼프는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보다 훨씬 많은 선거인단 300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바이든은 지난 대선 때 ‘몰표’를 주었던 흑인·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최근 등을 돌리며 핵심 경합주에서 열세를 보인다고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 흑인 유권자 중 7%가 지난 대선 때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밝혔지만,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2%로 늘었다. 2020년 대선 때 25%만 트럼프를 찍었다는 히스패닉계 유권자 중 42%가 내년 대선에선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NYT는 “흑인 표심이 대거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쪽으로 몰리는 것은 현대 미국 정치판에선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며 “인종별 지지 성향의 놀라운 재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색 인종들 사이엔 ‘바이든이 (유색 인종을 위한) 진보적 정책을 기대만큼 충분히 펼치지 못했다’는 불만도 있다고 알려졌다.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물가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경제 문제가 흑인 등 저소득 유색 인종에게 더 큰 고통을 불러왔을 수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젊은 유권자들 또한 바이든 지지율이 감소했다. 18~29세 응답자 중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47%로 트럼프라고 응답한 비율(46%)과 불과 1%포인트 차이였다. 2020년 대선 때는 이들 그룹의 61%(터프츠대 등 조사 결과, 전국 기준)가 바이든을 찍었다. 10~20대는 지금의 경제 상황에 특히 더 불만이 많다고 나타났다. 지표상으론 고용이 활황이지만 물가가 덩달아 치솟아 실질 소득은 줄었고, 경제 과열을 막겠다며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계속 올려 대출이 특히 많은 청년층이 더 큰 고통을 받았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외교에 대한 평가에서도 트럼프에게 뒤졌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서도 유권자 50%가 트럼프가 문제를 더 잘 해결할 것 같다고 했다. 바이든을 꼽은 응답자는 39%였다. 고령 논란 또한 갈수록 바이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응답자의 71%가 바이든이 유능한 대통령이 되기에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반면 트럼프에 대해선 39%만이 그가 늙었다고 응답했다.

트럼프는 이날 발표된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을 앞섰다. CBS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성인 26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51%, 바이든은 48%였다.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경합주)

미국 50주(州) 가운데 선거마다 표심이 그네(swing)처럼 흔들리면서 접전을 벌이는 지역. 미 대선은 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총 합계 538명)을 더 많이 확보한 측이 승리하고, 주별로 승리한 당이 해당주 선거인단 표를 모두 가져가기 때문에 경합주 표심이 결과를 좌우한다. 내년 대선에서 통상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 등 6주를 꼽으며,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한두 곳을 빼고 노스캐롤라이나 등을 넣기도 한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곳은 당색을 따라 ‘레드(red) 스테이트’, 민주당이 우세면 ‘블루(blue) 스테이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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