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풀어주세요” 눈물의 세리머니, 축구팬 울렸다

황민국 기자 2023. 11. 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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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출신 루이스 디아스
극적 동점골로 리버풀 구한 뒤
“아버지의 자유” 유니폼 보이며
납치 괴한들에 간절한 메시지
리버풀의 루이스 디아스가 6일 영국 루턴 케닐워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루턴 타운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뒤 납치된 아버지를 풀어달라는 내용의 문구를 보여주고 있다. 리버풀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이 승격팀인 루턴 타운 원정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38분. 루이스 디아스가 교체로 들어갔다.

디아스는 추가 시간까지 단 10여분 남은 시점에 들어가 놀라운 대반전을 이끌어냈다. 그가 팀 동료 하비 엘리엇의 왼발 크로스에 감각적인 헤더로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그런데 디아스의 득점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눈물의 세리머니였다. 골을 넣은 뒤 들어올린 유니폼 상의 아래에는 “아버지의 자유(LIBERTAD PARA PAPA)”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콜롬비아 출신인 디아스는 지난달 28일 베네수엘라 접경지역 바랑카스에서 부모가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다행히 어머니는 납치 1시간여 만에 경찰에 의해 구조됐지만 아버지 마누엘 디아스는 행방을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태다.

충격에 빠진 디아스는 1주일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이날 처음 그라운드에 투입돼 아버지를 풀어달라는 애절한 심정이 담긴 메시지를 공개한 셈이다.

디아스는 한발 나아가 공식 성명을 통해 재차 아버지의 석방을 요구했다. “매초, 매분 느끼는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고통은 아버지가 우리와 함께 집에 있을 때 끝날 것”이라며 “아버지를 즉시 풀어주기를 간청한다”고 강조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선수 본인이 팀의 일원으로 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면서 “디아스의 골은 훌륭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석방”이라고 거들었다.

콜롬비아 정부도 디아스의 아버지 구출을 위해 힘을 쓰고 있다. 콜롬비아 반군인 민족해방군이 납치범으로 유력해진 가운데 콜롬비아 당국은 500명 안팎의 특수부대와 경찰 등을 투입해 사건이 발생한 지역을 수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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