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돌려보내라” 리버풀 디아즈가 꼭 골을 넣어야 했던 이유
콜롬비아 반군이 아버지 납치
루이스 디아즈(26·콜롬비아)는 최근 소속팀 잉글랜드 리버풀 훈련에 나서지 않았다. 그럼에도 위르겐 클로프(56·독일) 감독을 포함한 구단 누구도 나무라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디아즈의 아버지가 일상생활 도중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괴한들의 정체는 콜롬비아 반군 민족해방군(ELN). 세계적인 축구 선수인 디아즈의 돈을 노린 계획 범죄로 추정된다. 콜롬비아 군경은 수백명에 달하는 인원을 투입해 디아즈 아버지와 테러 단체를 수색하고 있다.
그래서 올 시즌 내내 선발로 나오던 디아즈가 지난달 29일 노팅엄 포레스트전에는 나서지 못했다. 3대0으로 이긴 뒤 클로프 감독은 “이런 날엔 축구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할 수 있는 건 우리의 형제(디아즈)를 위한 마음으로 뛰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6일 루턴 타운과의 경기에서는 디아즈가 필요했다. 후반 35분 일격을 맞으며 0-1로 끌려가게 됐다. 다시 뒤집기 위해선 디아즈처럼 재빠른 선수가 분위기를 바꿔줘야 했다. 클로프 감독은 고민 끝에 후반 38분 디아즈를 벤치에서 투입시켰다. 디아즈는 투입되자마자 말 그대로 쉬지 않고 뛰었고, 후반 추가 시간 5분에 헤딩슛을 성공시키며 기대에 부응했다.
디아즈는 굳은 얼굴로 본인 유니폼 앞 쪽을 들어 내의를 보여 줬다. 그곳엔 스페인어로 ‘아버지에게 자유를(LIBERTAD PARA PAPA)’이라고 쓰여 있었다. 디아즈는 반드시 골을 넣고 이 문구를 보여줘야 했던 것이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자마자 팀 동료들과 클로프 감독이 전부 달려와 디아즈를 뜨겁게 안아줬다. 디아즈는 경기를 마치고 “우리 가족의 기둥이 납치되어 있다. ELN에 빨리 아버지를 풀어달라고 요청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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