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 사흘만에 검거’ 김길수, 과거 성범죄·뺑소니 등 전과도 [사건수첩]

병원 진료 중 도주… 경기 의정부서 잡혀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가 병원 치료 중 달아났던 김길수(36·사진)가 사흘 만에 경기 의정부시에서 검거됐다. 김씨가 잡히기 전까지 그의 강력범죄 전력과 건장한 체격 등으로 불안이 고조된 바 있다.

6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김씨는 2011년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20년 출소했다고 한다. 그는 2007년 7월 무면허 상태에서 타인 명의의 신분증을 제출해 빌린 렌터카를 끌고가다 접촉사고를 낸 뒤 그대로 달아나고, 같은 해 8월 온라인상에 자신을 채권추심전문가로 광고해 의뢰인으로부터 착수금과 경비 등 명목으로 2000여만원을 받아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과 무면허운전, 사문서위조와 사기 등)로 기소돼 이듬해인 2008년 의정부지법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20년 출소한 뒤 올해 9월11일 특수강도죄를 저지를 때까지 3년여간 배달업 등에 종사했으며, 도박 등을 해 채무가 상당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은행보다 싸게 환전해주겠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글을 보고 찾아온 30대 남성에게 최루액을 발사한 뒤 7억4000여만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나려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범행 당시 김씨는 돈 가방을 통째로 들고 갈 여력이 안 되자 7000여만원만 챙겨 도주했다.

지난 2일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김씨는 4일 오전 6시20분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진료받던 중 자신을 감시하던 교정당국 관계자들에게 “화장실에 가겠다”고 요청해 수갑 등 보호장비를 잠시 푼 틈을 타 달아났다. 그는 지난달 30일 특수강도죄로 경찰에 체포된 뒤 경찰서 유치장에서 식사하다가 플라스틱으로 된 숟가락 손잡이 부분 5㎝가량을 삼켜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병원에서 해당 이물질을 빼내는 것을 거부했다.

김씨의 도주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교정당국 관계자들은 건물 안팎을 훑는 등 자체적으로 김씨를 찾다가 오전 7시 20분쯤 112에 신고했다. 사건 발생 1시간여만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김씨의 동선을 쫓았다. 그 결과 김씨는 한림대 성심병원 부근에서 오전 6시53분 택시에 탔고, 의정부시 의정부역 인근으로 가 오전 7시47분 하차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곳에서 김씨는 지인 A(여)씨의 도움을 받았다. A씨는 그의 택시비를 대신 내주고, 현금 10여만원도 건넸다고 한다. 이어 김씨는 양주시로 가서 친동생 B씨에게 현금 수십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이후 미용실에 들르는 등 경기 북부지역을 돌아다니다가 서울로 진입, 노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후 6시30분쯤 뚝섬유원지역으로 이동했다. 그는 오후 9시40분 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서 목격된 후 자취를 감췄다.

이후 그의 강력범죄 전과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키 175㎝, 몸무게 83㎏의 건장한 체격 때문에 2차 범죄가 발생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잇따랐다. 이와 관련,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이날 “김길수의 2차 범죄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신속한 검거에 총력 대응하겠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김씨에 대한 현상금을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의정부시 모처에서 붙잡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