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총리 맞은 시진핑 "아태지역 혼란 시도, 경계해야"(상보)

베이징 인민대회당서 중국-호주 정상회담
앨버니지 "우크라 침공, 중동 분쟁도 논의"

중국을 방문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가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오른쪽)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3.11.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정은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6일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호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어떠한 시도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앨버니지 총리와 만나 "건강하고 안정적인 중국-호주 관계는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앨버니지 총리의 이번 방문은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여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양국 간의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계속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호주는 평화로운 공존 속에서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해야 한다"며 양국의 "자유무역협정이 지닌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은 남태평양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호주와 더 많은 3자 및 다자 협력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태 지역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어떠한 시도도 경계하고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회담 모두 발언에서 "호주는 역내 다른 국가와 함께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안정적 성장과 지속적인 교류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이어 앨버니지 총리는 "양국의 강력한 관계는 미래에 도움이 된다"며 "이견이 있다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긍정적 관계에 만족하며 회담을 마치고 나왔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역내 평화와 안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앨버니지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 등 세계 분쟁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가드레일과 군사적 협력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이 호주에 가진 소위 14가지 불만은 회담에서 제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20년 11월 호주의 14가지 대(對)중국 정책을 철회하라는 중국 외교문서가 유출됐는데, 이와 관련한 내용은 이번 회담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무역 상대로, 양국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2018년 호주가 미국의 요청에 발맞춰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중국 화웨이 참여를 배제하고 2020년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 조사 지지를 촉구하면서 관계가 악화했다.

이에 반발한 중국은 호주산 석탄, 쇠고기, 와인 등에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등 경제 보복을 가했고, 양국의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5월 호주에서 노동당 정권이 출범하고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고 고위급 회담이 재개됐고, 중국이 호주에 대한 보복적 고율관세를 해제하면서 양국은 경제 부문에선 해빙 무드에 들어갔다.

지난 4일 저녁 중국 상하이에 도착한 앨버니지 총리는 5일 상하이에서 열린 제6회 국제수입박람회 연설을 시작으로 나흘 간의 방중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앨버니지 총리는 오는 7일 베이징에서 리창 총리와 회동한 뒤 호주로 돌아갈 예정이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