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수, 도주 사흘째 의정부에서 검거… “연인에게 전화했다가 덜미”

탈주범 김길수(36)가 도주 사흘째인 6일 검거됐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9시 24분쯤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의 한 공중전화 부스 부근에서 김씨를 체포했다. 김씨는 공중전화를 이용해 연인 관계에 있는 여성 A씨에게 연락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김씨가 도주 당일인 지난 4일 처음으로 찾아간 여성이자, 당시 김씨의 택시비를 대신 치른 인물이다.

특수강도 피의자 김길수(36)의 사진. 왼쪽은 이달 2일 서울구치소 입소 당시 모습. 오른쪽은 지난 4일 오후 4시 44분쯤 포착된 모습. /법무부 제공

경찰은 범인도피 혐의로 A씨를 형사 입건했고, 김씨가 다시 A씨에게 연락을 취할 것으로 예상해 함께 있었다. 이날 저녁 김씨가 A씨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왔고, 발신 번호 확인 결과 공중전화인 것을 파악한 경찰이 현장으로 의정부경찰서 소속 강력팀 형사 등을 급파해 길을 걷고 있던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체포한 김씨를 안양동안경찰서로 압송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이후 서울구치소에 김씨를 인계할 방침이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교정당국의 자체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들은 김씨가 도주한 지난 4일 건물 안팎을 훑는 등 자체적으로 김씨를 찾다가, 김씨가 도주한 지 약 1시간이 지난 오전 7시 20분쯤 112에 신고했다. 이들이 김씨의 도주 사실을 인지한 정확한 시간과 신고가 지연된 이유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는 앞선 지난 4일 오전 6시 20분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달아났다. 자신을 감시하던 교정당국 관계자들에게 “화장실을 사용하겠다”고 요청해 수갑 등 보호장비를 잠시 풀고는 빈틈을 타 옷을 갈아입은 뒤 택시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유치장에서 식사를 하다가 플라스틱 숟가락 손잡이 부분 5㎝가량을 삼키는 방법으로 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앞선 지난 9월 11일 ‘은행보다 싸게 환전해 주겠다’는 소셜미디어(SNS) 광고 글을 보고 찾아온 30대 남성에게 최루액을 발사한 뒤, 7억4000만원이 든 가방을 뺏었다. 가방의 무게가 무거웠던 탓인지 7억원이 넘는 돈을 모두 들고 갈 여력이 되지 않자, 7000여만원만 챙겨 달아났다. 도주 행각을 이어가다 지난달 30일 경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당시 조사에서 범죄수익금인 7000여만원의 행방에 대해서 “잃어버렸다”고 둘러대는 등 추궁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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