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 ‘유임’·1사단장 ‘연수’…채 상병 순직사건 지휘라인 다 살았다
임성근 소장 계급 그대로 유지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국방대 총장 되며 중장 진급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중심에 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이 국방부 후반기 장성급 인사에서 유임됐다. 해병대 채 상병이 순직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작업 당시 무리한 지시를 내렸다는 논란에 휩싸인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소장)은 정책 연수를 떠난다. 사건 당시 국가안보실에서 국방비서관으로 근무한 임기훈 육군 소장은 중장으로 진급했다.
순직사건 수사 외압 논란을 겪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 정무직 인사들은 교체됐다. 하지만 군 지휘라인은 오히려 진급했거나 자리를 보전했다.
국방부는 6일 3성 장군(중장) 이하 장성급 인사를 단행했다. 12명이 중장으로, 24명이 소장으로, 79명이 준장으로 진급했다. 김계환 사령관은 지난해 12월부터 맡아온 사령관직을 유지하게 됐다. 그는 해병대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이 제기한 대통령실 외압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박 대령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에 대한 ‘VIP(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하지만 김 사령관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임성근 소장은 1사단장직에서 물러나지만 계급을 유지하면서 정책 연수를 떠난다. 연수 기간은 통상 6개월이고 기관은 정해지지 않았다.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이었던 이른바 ‘임성근 구하기’ 논란을 불식시키기는 힘든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병대는 중장인 사령관 아래 부사령관과 1사단장, 2사단장, 합동참모본부(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 등 4명의 소장 보직이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정종범 부사령관이 2사단장으로, 조영수 2사단장이 전비실장으로, 주일석 전비실장이 1사단장으로 이동했다. 4명의 소장이 보직을 바꿔 3개 자리에 앉은 것이다. 그런데 임성근 1사단장이 정책 연수를 떠나면서 해병대 부사령관은 공석이 됐다. 새로운 인물을 진급시켜 부사령관에 임명하기보다는 자리 비워 놓기를 택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부자연스럽다기보다는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고심한 결과”라며 “해병대 준장이 부사령관 대리로 보직될 예정”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사단장을 정책 연수 보내는 것이 이례적이지는 않다면서도 최근 해병대에서는 2020년 말 준장 진급 후 5개월간 연수를 떠난 1명의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순직사건 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이었던 임기훈 육군 1군단 부군단장(육사 47기)은 신임 국방대 총장을 맡으면서 중장으로 진급한다. 국방대 총장은 2성 장군(소장)이 맡아왔지만 최근 3성 장군이 적합하다는 판단하에 계급 전환을 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합참 차장에는 황유성 국군방첩사령관(육사 46기·중장)이 발탁됐다. 후임 방첩사령관은 여인형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육사 48기)이 중장으로 진급하면서 맡게 됐다. 해군 참모차장에 강동길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해사 46기), 공군 참모차장에 손석락 한미연합사령부 정보참모부장(공사 40기)이 발탁돼 중장으로 진급한다.
수도방위사령관은 이진우 합참 작전기획부장(육사 48기), 특수전사령관은 곽종근 합참 전작권전환추진단장(육사 47기), 해군작전사령관은 최성혁 1함대사령관(해사 46기), 공군작전사령관은 김형수 공군본부 작전참모부장(공사 39기)이 각각 중장으로 진급하고 보직을 맡는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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