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김포의 서울 편입은 허상…정치쇼 중단하라”
김태흠 등 광역단체장 잇단 반발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사진)이 김기현 대표가 추진 중인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은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고, 정치쇼를 중단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서병수 전 부산시장에 이어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지방 메가시티가 우선”이라고 지적하는 등 국민의힘 전·현직 광역단체장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유 시장은 6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의 서울 편입은 제대로 검토도 안 됐고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선거를 앞두고 내세운 정치공학적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유 시장은 지방자치법상 주민과 서울시의회, 경기도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를 이행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국민의힘이 특별법을 만든다 해도 단독으로 관철할 수 없다면서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로 김포시민들에게 기대감을 줬다가 혼란과 실망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시장은 면적이나 인구수의 비대화로 경기도가 분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울 면적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자는 주장은 인접 기초자치단체들도 들썩이게 해 ‘서울의 빨대 현상, 서울만의 집중 현상’을 가속시킨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무책임한 행정체제 개편은 국민갈등과 혼란만 일으키는 만큼, 정치쇼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지사도 이날 “수도권 행정구역 정비보다 지방 메가시티를 육성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의 내용이 담긴 지방 메가시티 청사진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유 시장의 발언에 대해 “유 시장이 선거와 상관없이 자신의 소신을 얘기한 것으로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서울 확장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하면서 16일 유 시장,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3자회담에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준표 시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김포시 서울 편입은) 시대를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장 출신으로 5선인 서병수 의원도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서울은 메가시티가 아니라서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메가시티라서 문제다. 서울을 더 ‘메가’하게 만든다는 것은 대한민국 경쟁력을 갉아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준철·최인진·강정의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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