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음주 베팅에 불법 사채까지…단속 무법지대 '화상경마장'
서울 시내 곳곳엔 경마를 즐길 수 있는 화상경마장이 있습니다. 마사회는 건전한 여가생활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음주 베팅은 기본이고, 일주일에 이자만 20%나 떼는 불법 사금융도 판치고 있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지윤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경주마들이 달립니다.
결승선이 가까워지자 응원소리가 커집니다.
[관객들 : 그렇지! 달려!]
과천 경마장에서 이렇게 벌어지는 경기는 실시간으로 전국 27개 화상경마장에서도 방송됩니다.
술을 마시고 소란을 일으키는 등 문제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4년부턴 음주단속기를 도입했습니다.
직접 가봤습니다.
화상경마장 바로 앞 편의점입니다.
노상가판대는 경마장에 들어가기 전 술을 마시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화상경마장 이용객 : 노름 할 때는 알코올 베팅도 하는 거야.]
술김에 무리한 베팅을 한다고도 합니다.
[화상경마장 이용객 : 술 먹으면 보이는 게 없잖아. 막 찍어. 술 먹으면 뭔가 배짱이 생기잖아요.]
하지만 단속은 없습니다.
[화상경마장 이용객 : {음주검사 같은 거 안 해요?} 안 해, 안 해. 여기 물어봐요. 매일 먹는데…]
실제로 술을 마신 사람을 따라가 봤습니다.
음주 단속을 한다는 입간판이 서 있습니다.
입장을 도와주지만 음주 검사는 하지 않습니다.
[화상경마장 이용객 : 페트병에 담아가서 물 먹는 식으로 소주 한 병씩 먹어도 돼요.]
경마장 주변 곳곳에선 불법 사금융이 판칩니다.
출입구 근처엔 휴대폰 결제나, 상품권 매매를 통해 돈을 빌려주겠다는 스티커도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지만 높은 이자를 받습니다.
대출광고에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대부업자 : 경마하시는 분들만 대상으로 해가지고. 10만원당 2만원씩입니다. 일주일 사용하시는 거예요. 소액대출이라 써있는 자가용 차 한 대 있어요. 차 안에 사람 있습니다. 상담받아보시고.]
10만원을 빌리면 갚을 때 12만원을 갚으라는 겁니다.
휴대폰 소액결제로 30%를 떼고 주는 곳도 있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받은 사람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화상경마장 이용객 : (이자가) 너무 비싸. 하지 마. 나는 한 30억 이상 날린 사람이야 이걸로(경마로.) 30년 동안.]
사정이 이런데 단속은 없습니다.
관련법에는 정부가 사행산업 영업장 주변을 단속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기준이 없다며 손을 놨습니다.
한국마사회도 무책임 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마사회 관계자 : 우리가 붙잡아서 경찰에 넘겨줄 상황은 못 되고… 지사에 이야기해서 관할 경찰서에 신고를 일괄적으로 논의해보겠습니다.]
이미 경찰이나 지자체 등과 합동단속이나 계도활동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부 경마장 이용객은 음주 베팅에 불법 사금융까지 손을 대고 있습니다.
경마장이 건전한 여가를 내세우려면, 단속을 더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 영상디자인 배장근 / 취재지원 서지수]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인매장서 물 마신 아이들, CCTV 찾더니…" 이어진 장면에 '울컥'
- 자신만만 지드래곤, 경찰 조사 후 SNS에 "사필귀정"
- “선물에 수류탄이”…우크라군 총사령관의 참모, 생일선물 만지다 숨져
- '살인·시신유기' 정유정에 사형 구형…검찰 "교화 가능성 없어"
- "우리 개는 안 문다"더니…60대 남성 손가락 절단 사고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