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6차전에 끝낸다” KT “7차전까지 가겠다”
‘후배 감독’과 ‘선배 코치’ 관계로 함께 한국시리즈를 누볐던 고교 선후배가 프로야구 정규 시즌 1·2위 팀 감독이 되어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한다. LG 염경엽(55) 감독과 KT 이강철(57) 감독 이야기다. 광주일고 야구부 출신인 두 감독은 2014년 넥센(현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함께 이끌었다. 후배 염 감독이 넥센 감독, 선배 이 감독은 수석 코치였다. 넥센은 당시 삼성에 2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6일 2023 한국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두고 염 감독은 “이강철 감독님이 나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까다롭다”면서도 “사석에선 ‘강철이 형’이라고 부른다. 한국시리즈에서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올라오고 싶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가 염 감독과 맞붙고 싶어서였다”며 “염 감독 밑에서 4년간 수석 코치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 그 시간이 나에게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 양보는 없는 법.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KT는 2021년 창단 첫 우승 이후 통산 두 번째 대권을 노린다. 염 감독은 “상대를 의식하기보다 우리가 정규 시즌에서 잘했던 것들을 한국시리즈에서도 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서 준비했다”고 출사표를 냈다. 이 감독은 “정규 시즌 개막 전 우승 후보로 우리 팀과 LG를 꼽아주셨는데 그에 걸맞게 여기까지 와서 감사하다”며 “우리 홈구장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처음 열리는 한국시리즈이기 때문에 꼭 최고 자리에 오르겠다”고 했다. KT가 우승했던 2021년엔 코로나 사태로 중립 구장인 서울 고척돔에서 한국시리즈 경기가 열렸다.
선발진 무게감은 KT가 우위라는 평가다. KT는 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고영표가 1~3선발 역할을 무난히 해내고 있다. NC와 벌인 플레이오프에서 2패 후 3연승을 거둘 때 세 선수가 5~6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면서 손동현-박영현-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활약할 수 있었다. 반면 타격과 불펜은 LG가 앞선다. LG 타선은 올해 정규 시즌 팀 타율(0.279), 출루율(0.361), 장타율(0.394) 1위다. 팀 평균 자책점(3.70)도 리그 1위. 이정용·함덕주·정우영·고우석 등 불펜진이 힘을 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필승조 8명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선발투수가 1회만 던지고 무너져도 필승조가 1이닝씩 나눠 던져 경기를 책임지는 ‘벌떼 야구’도 고려하고 있다.
1차전 선발로 LG는 케이시 켈리, KT는 고영표를 예고했다. 켈리는 올 시즌 10승 7패, 평균 자책점 3.83으로 LG에서 뛴 5시즌 중 가장 아쉬운 성적(4시즌 동안 13~16승)을 남겼지만 시즌 막판 위력을 회복한 상태다. 염 감독은 “켈리가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구종(포크볼)을 개발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KT는 국내파 고영표에게 기선 제압을 기대한다. 이닝 소화력이 뛰어난 그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시리즈 역전 발판을 놨다. 이 감독은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두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조심스레 장기전으로 점쳤다. 염 감독은 “정규 시즌에서 우리가 10승 6패로 우위지만, KT는 항상 까다로웠고 우리가 운으로 이긴 경기도 많았다”며 “7차전도 예상했지만, 6차전에 끝내고 싶다”고 했다. 이 감독은 “야구는 마라톤과 같다”면서 “마라톤 42.195㎞ 마지막 순간이 야구에서는 한국시리즈 7차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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