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상승에 베팅, 3일만에 23% 수익…엔비디아, 눈물의 저점 매도[서학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지난 10월 바닥에 도달했을 때 과감한 서학개미들은 기술주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해 단기간에 두자리수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나스닥100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ETF와 엔비디아 등을 처분하며 안타까운 저점 매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 전체적으로는 모험적인 서학개미들의 과감한 상승 베팅으로 1억달러 이상 주간 순매수를 나타냈다.
그러나 직전주에 비해 순매수 규모는 줄어든 것이다. 테슬라 주가가 한 때 200달러조차 하회하자 일부 겁에 질린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직전주에 나타났던 테슬라 순매수 열풍이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0월25~31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1억2775만달러를 순매수했다.(결제일 기준 10월30일~11월3일)
이는 직전주 3억105만달러에 달했던 순매수 규모에 비해선 줄어든 것이다. 직전주에는 테슬라 순매수만 2억4000만달러에 달하며 순매수 규모가 폭증했다.
지난 10월25~31일 동안 S&P500지수는 1.3%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11월1~3일간에는 3.9% 급등했다.
나스닥지수도 지난 10월25~31일 동안에는 2.2% 떨어졌으나 11월1~3일에는 4.9% 치솟아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SOXL을 6244만달러, TQQQ를 2938만달러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바닥을 가늠하기 힘들 때 과감하게 기술주 3배 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단기간에 큰 폭의 수익률을 누렸다.
지난 10월31일 종가에 SOXL을 매수했다면 이후 3일간 수익률은 23.2%에 달한다. TQQQ 역시 지난 10월31일 종가에 매수했을 경우 향후 3일간 수익률이 14.6%에 이른다.
나스닥100지수는 지난 10월27일부터 11월3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기 때문에 TQQQ 바닥은 10월26일이었다. 만약 10월26일 종가에 TQQQ를 매수했다면 11월3일까지 6거래일간 수익률은 21.8%에 달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TQQQ보다는 SOXL이 변동성이 더 크기 때문에 투기적인 서학개미들은 TQQQ보다 SOXL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SOXL의 거래 규모가 TQQQ보다 훨씬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학개미들이 3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디파이언스 나스닥100 인핸스트 옵션 인컴 ETF(QQQY)였다. 서학개미들은 QQQY를 1690만달러 순매수했다. 직전주 737만달러에 비해 순매수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QQQY는 지난 9월 초에 출시된 신생 ETF로 국채에 투자하면서 만기 하루짜리 나스닥100지수 풋옵션을 매일 매도해 프리미엄 수익을 추구하는 월배당 상품이다.
QQQY는 지난 1일 상장 후 두번째 배담금을 주당 1달러씩 지급했다. 지난 10월 초 처음 지급한 배당금 1.1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서학개미들은 월 배당금 지급일을 앞두고 QQQY를 대거 순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QQQY는 지난 1일 배당락으로 주가가 1달러가량 하락했고 지난 3일 종가는 17.73달러였다. 이 가격에 QQQY를 매수하고 앞으로도 매월 1달러의 배당금이 유지된다면 연 배당수익률은 67.7%에 달한다.
QQQY는 이런 환상적인 배당수익률 때문에 최근 서학개미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순매수 상위 5위에는 부동산 리츠(REITs)로 월배당 상품인 리얼티 인컴 코프가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리얼티 인컴 코프를 1439만달러 순매수했다.
리얼티 인컴 코프는 지난 10월30일에 주가가 바닥을 치고 이후 4거래일간 급반등했다. 주가 하락시 리얼티 인컴 코프를 매수하면 배당수익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서학개미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TMF를 1216만달러 순매수했다. TMF는 11월1~3일간 15.8% 급등했다. 하지만 장기 국채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고 해도 국채 가격의 변동 범위는 ICE 반도체지수나 나스닥100지수보다 작아 단기 고수익을 노리기에는 SOXL이나 TQQQ보다 매력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서학개미들은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비만치료제 생산업체인 일라이 릴리도 1181만달러 순매수했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 10월 중순에 주가가 고점을 찍고 10월 말까지 하락세를 지속했는데 서학개미들은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가가 240달러에서 210달러선으로 떨어진 지난 10월18~24일에는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섰지만 막상 210달러도 깨지고 한 때 200달러마저 무너지자 일부 공포에 질린 서학개미들이 매도 물량을 늘리며 순매수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때 매도한 서학개미들은 이후 테슬라 주가가 11월1~3일간 9.5% 급등하는 것을 지켜보며 쓰린 가슴을 달래야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이 올들어 순매도로 일관해온 알파벳 클래스A를 간만에 1036만달러 순매수한 것도 눈에 띈다. 알파벳이 실적 발표 후 지난 10월25일에 9.5% 급락하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기술주 3배 레버리지 ETF를 사들이면서도 테슬라와 알파벳 클래스A를 제외한 나머지 매그니피센트 7 종목, 즉 애플(-2999만달러), 엔비디아(-184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590만달러), 아마존(-983만달러), 메타 플랫폼(-256만달러)은 순매도했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도 2256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엔비디아와 QQQ는 주가 하락에 겁 먹은 일부 서학개미들의 매물이 출히되며 순매도를 나타낸 것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는 AI(인공지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이 사실상 전면 금지되며 10월25~31일 사이에 주가가 400달러선까지 내려갔다. 이 때가 주가 최저점이었는데 서학개미들은 직전주에도 엔비디아에 649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이다 이 때 1800만달러 이상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그야말로 저점 매도다.
엔비디아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10.4% 급등하며 직전에 매도한 투자자들의 눈에서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QQQ는 지난 10월27일부터 반등을 시작했는데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추가적인 주가 조정을 우려하며 서둘러 일부 보유 물량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인텔 역시 459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서학개미들은 주가 반등을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았다.
이외에 중국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는 크레인셰어즈 CSI 중국 인터넷 ETF(KWEB)를 매수하고 해당 종목의 콜옵션은 매도하는 고배당 ETF인 크레인셰어즈 중국 인터넷 & 커버드콜 전략 ETF(KLIP)가 662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글로벌 X 나스닥100 커버드콜 ETF(QYLD)도 332만달러 순매도됐다. QYLD는 나스닥100지수 편입 종목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해당 주식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전략으로 매월 배당금을 지급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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