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도 트렌스젠더도 'OK에요'..열린 예능들 성적도 'OK?'[Oh!쎈 이슈]

유수연 2023. 11. 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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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과거 방송가에서 터부시되던 캐릭터들이 쏟아지고 있다.

돌싱, 성소수자 등, 과거에 비해 최근 대한민국 예능가는 가히 '열린 대한민국'을 표방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돌싱' 혹은 '성소수자' 타이틀로 화제를 모은 출연자들을 손에 꼽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그들이 방송가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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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유수연 기자] 최근 과거 방송가에서 터부시되던 캐릭터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혼은 흠’이라던 인식의 변화 덕일까. 돌싱으로 돌아온 연예인들이 큰 응원을 받고, 돌싱들의 연애 프로그램이 큰 화제를 모은다. 심지어 케이블, OTT에서만 모습을 간간히 내비쳤던 ‘성소수자’ 연예인들이 공중파 예능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조윤희의 전 남편이자 배우 이동건이 ‘돌싱’ 4년차의 삶을 공개했다. 원룸 크기의 집에서 술에 빠진 ‘리얼’ 일상을 공개하는가 하면, 일주일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7살이 된 딸 로아를 향한 부성애를 가감 없이 표현해 화제를 모았다.

스타 부부의 이혼, 그리고 이후 공개된 ‘돌싱남’ 이동건의 일상 공개는 그야말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날 방송분은 049 시청률 4.7%로 주간 예능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분당 최고 시청률은 16.2%까지 치솟으며 수도권 가구 시청률은 13.2%로 30주 연속 주간 예능 1위를 차지했다.

그뿐이 아니다. MBN ‘돌싱글즈’ 시리즈는 최근 시즌4를 이어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나는 솔로’ 10기, 16기 ‘돌싱특집’ 등, 일반인 ‘돌싱’의 사랑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예인도, 일반인도, 더 이상 방송가에서 이혼은 흠이 아닌 한 사람을 설명하는 하나의 특징일 뿐이다.

한편 ‘성소수자’ 방송인의 시작에는 하리수가 있었다. 여자보다 더 예쁜 여자로 연예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하리수는 2001년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카피의 파격적인 화장품 광고로 화려하게 연예계에 데뷔했다. 한국 최초의 트렌스젠더 연예인이라는 획기적인 포문을 연 하리수 덕분에 사회가 변했다. 하리수 이후 각 지방 법원에서 성별 정정 판결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한 것.

[OSEN DB]060223 하리수

하리수의 데뷔는 그야말로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한 첫걸음이었다. 다만 제2의 하리수는 금방 나타나지 않았다. 모델 최한빛이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출전했고, 다수의 트렌스젠더가 방송에 나섰지만, 공중파가 아닌 인터넷상에서만 활동이 가능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KBS 조이에서는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토크쇼 ‘XY그녀’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단 1회 만에 시청자들의 극심한 비판과 반대로 폐지됐다. 보수적인 대한민국의 방송가는 아직도 굳게 닫혀있었다.

그러던 지난해 무렵, 하리수 이후 안정적으로 방송가 안착에 성공한 트랜스젠더 방송인 ‘풍자’가 탄생했다. 물론 하루 안에 만들어진 반짝스타는 아니다. 이미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입담으로 유명했던 그는 시간이 지나며 대중적인 관심을 받게 됐고, 웹콘텐츠를 시작해 공중파 예능 게스트를 넘어, 채널S-KBS 조이 ‘위장취업’에 고정 출연자로 자리 잡았다. 약 11년 만에 트랜스젠더 방송인의 고정 예능이 방영됐고, 이번에는 ‘조기 폐지’의 불운을 겪지 않아도 됐다.

이 밖에도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나 케이블 TV가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다룬다. 성소수자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관찰 예능 프로그램인 ‘남의 연애’는 물론, 웨이브 연애 프로그램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에서는 양성애자 출연자가 등장하기도 했다.

돌싱, 성소수자 등, 과거에 비해 최근 대한민국 예능가는 가히 ‘열린 대한민국’을 표방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물론 진정한 ‘열린 대한민국’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돌싱’ 혹은 ‘성소수자’ 타이틀로 화제를 모은 출연자들을 손에 꼽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그들이 방송가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들의 존재가 놀랍지 않을 방송가의 모습이 머지않아 찾아오지 않을까.

/yusuou@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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