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에 증시 ‘폭등’…당국 “불법 공매도 100여개 적발”

코스닥 7% 급등, 사이드카 발동
외국인 1.3조원 매수
원화값 25.1원 급등 1200원대 진입

코스피가 6일 공매도 전면 금지가 시행된 가운데 전장보다 5% 넘게 급등해 2,500대로 올라섰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134.03포인트(5.66%) 상승한 2,502.37로 집계됐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장보다 57.40포인트(7.34%) 폭등한 839.45로 장을 마쳤다 [이충우 기자]

공매도 전면 금지를 전격적으로 시작한 6일. 2차전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며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급등했다.

코스닥 시총 1·2위 종목이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하고, 3년 5개월여만에 사이드카 발동이라는 새 기록이 나왔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5.66% 오른 2502.37, 코스닥은 7.34% 오른 839.4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강한 매수세가 쏟아지면서 코스닥은 오전 9시57분경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코스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팬데믹 선언 후 경기 부양책이 쏟아지던 2020년 6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개인은 두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로 돌아선 반면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7042억원, 코스닥에서 6583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외국인이 코스피·코스닥에서 1조원 이상을 순매수한 것은 작년 11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기관 역시 순매수였다.

2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코스닥에서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하고, LG에너지솔루션이 전거래일 대비 22.7%, 포스코홀딩스는 19.2% 급등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상한가를 기록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대외 변수 요인이 기관과 외국인의 패시브 자금(지수 추종 자금)을 이끄는 가운데 공매도 금지가 투자심리를 살리는 강한 양념 역할을 했다”면서 “패시브 자금 속성상 지금 같은 상황에선 계속 시총 상위주를 담을 수밖에 없고 이때문에 주가가 오를수록 계속 수급은 더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이 강력한 공매도 단속 의지를 강조함에 따라 당분간 시장은 당국의 시장 규제 동향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공매도 금지 효과로 달러당 원화값이 급등하면서 120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25.1원 급등한 1297.3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이 1200원대에 진입한 것은 3개월여만이다. 급격한 원화 강세로 원·엔 재정환율은 장중 100엔당 868원대까지 하락했다. 2008년 1월 이후 15년 9개월만에 최저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공매도 전면 금지의 발단이 된 불법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강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 원장은 이날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행사 후에 기자들과 만나 “코스피·코스닥에 100여개 종목이 무차입 공매도의 대상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깨진 유리가 많은 도로 골목 수준이 아니라 유리가 다 깨져 있을 정도로 불법이 보편화되어 있는 장”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불공정거래에 조력했더라도 적극적인 제보를 한다면 외국처럼 억대 포상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원장은 “올해 은행권 이자수익이 60조원으로 역대 최고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하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를 합친 것보다 더 크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