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도 믿는 양현종의 엄청난 영향력… ‘벽’과 같은 존재, 인위적인 에이스 물림은 없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정재훈 KIA 신임 투수 코치는 현역을 모두 두산에 바쳤고, 지도자 생활도 두산에서 쭉 이어 왔다. 이번 KIA 1군 투수 코치 선임이 외부로 나가는 첫 발걸음이다. 기대도, 설렘도 있지만 잘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정 코치도 알고 있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팀 마운드의 기둥인 양현종(35)이다. 2007년 KBO리그 1군에 데뷔해 올해까지 정규시즌에서만 통산 168승을 기록 중인 살아있는 레전드다. 정 코치와 같이 리그에서 뛴 시기도 일부 겹친다. 상대 팀으로 만난 ‘선수 양현종’에 대해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 우연치 않은 기회에 ‘사람 양현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떠올린다.
정 코치는 “양현종과는 직접적으로 만나거나 사적으로 본 적은 없다. 그런데 내가 두산에 있을 때 이용찬(현 NC)과 룸메이트였다. 이용찬이 양현종과 또 친구 아닌가. 그때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후배들이 잘 따른다고 하더라”고 떠올렸다. 그때는 양현종이 지금처럼 투수 최선임도 아니었을 때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팀을 위해 헌신하고, 스타 중의 스타임에도 자신만 아는 게 아닌 후배들까지 챙겼던 이야기는 인상이 깊었다.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 코치의 머릿속에 그 에피소드가 남아있는 이유다.
양현종은 KIA 선수단, 더 나아가 KBO리그의 ‘살아 있는 교본’이다. 통산 1군 출전 경기 수가 어느덧 484경기가 됐고, 소화 이닝도 2332⅓이닝에 이른다. 이닝‧다승 등에서 이미 KBO리그 역대 순위표 높은 위치에 있다. 이제 이 부문에서 양현종보다 더 화려한 기록을 가진 선수는 송진우 하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 선수가 개인적이지 않다는 건 KIA가 가진 최고의 복이다. 롤모델이자, 조언자이자, 보호자다.
코치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또 할 수 없는 게 있다. 선수끼리 전수되는 노하우가 있는 법이고, 결국 롤모델이 되는 건 코치가 아닌 선배들이다. KIA 마운드는 그것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아주 좋은 롤모델이다. 정 코치는 “내가 보거나 따라가야 할 그런 선수가 있다는 게 어린 선수들에게는 크게 작용을 하기도 한다. 내가 코치지만 현종이가 선수들에게 한마디를 하고 또 행동하는 게 영향력이 있다”고 양현종의 비중을 인정했다. 코치로서도 그런 베테랑 선수가 있다는 건 든든한 일이다.
실제 양현종은 더그아웃에서 후배들과 끊임없이 대화한다. 올해 신인으로 훌륭한 성적을 거둔 윤영철은 “경기에서 던지고 오면 ‘어땠냐’라고 물어보시기도 하고, 나도 ‘어떤 게 됐다’라고 생각하면 선배님에게 어때 보였느냐고 물어본다. 그러면 궁금한 것까지 정말 세세하게 잘 알려주신다. 굉장히 배울 것이 많은 선배님”이라고 고마워했다. 윤영철 뿐만 아니라 KIA 후배들이 그런 양현종의 후광을 톡톡하게 누리고 있는 셈이다.
정 코치는 양현종이 아직 에이스 호칭을 물려줄 때가 아니라고 믿는다. 이의리가 양현종의 뒤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또 구단도 그 시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정 코치는 “인위적으로 누가 만들려고 해도 안 되는 것이다. 누가 봐도 자연스럽게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올해 기대만 못한 것 같아도, 어쨌든 29경기에서 17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양현종이다. 마치 아직은 에이스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듯 자존심을 앞세워 최선을 다해 시즌을 완주했다.
선수들이 느끼는 경외심도 여전하다. 윤영철은 양현종을 ‘벽’이라고 묘사한다. 두 가지 의미다. 우선 선수들이 넘어서야 할 벽이다. 넘어서야 하고, 올라타야 하는 벽이다. 두 번째는 후배들을 보호하는 든든한 울타리다. 윤영철은 “선수들을 감싸주고 다독여주신다. 그런 것들을 다 하시면서도 그 벽을 넘기 힘든 그런 존재”라고 미소 지었다. KIA의 마운드의 벽은 세월의 흐름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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